유난히 춥고 어려운 2003년 겨울을 보내는 지역 기업들의 송년회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올해 지역 기업들은 가장 가치있는 덕목인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제3의 경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구현하고, 어려운 지역사회의 짐을 나누어지려는 마음의 표현으로 연말 술자리 회식을 없애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따뜻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대구도시가스는 올해 술잔이 오가는 송년회를 없앴다.
대신 26일 오후 대구어린이회관 꾀꼬리 극장에서 700명의 장애우와 가족들을 초청해 송년음악회를 연다.
단순히 송년음악회만 여는 것이 아니라 이날 도시가스 직원들이 직접 장애우 가정으로 찾아가서 그들을 데려오는 차량봉사를 시작으로 현장 안내, 공연함께 관람하기 그리고 마지막 귀가까지를 온전히 맡는다.
이날 무대는 대구 통키타 동우회와 어린이 난타 공연으로 꾸며지며, 참가하는 장애우들에게는 가방과 학용품등 선물도 전달된다.
대구도시가스 지영환 상무는 "망년회 대신 장애우와 함께 하는 송년회를 준비하면서 직원들이 더 단합되면서 사기가 올라가는 것 같다.
봉사는 베푸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돌려주는 기회"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매년 봉사로 한해를 마무리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기일형 도시가스 인사팀장도 "이는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고객만족경영 전략"이라고 밝혔다.
KT 대구본부도 지속적인 자원봉사활동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KT는 19일 대덕문화회관에서 홀로노인들에게 전달할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를 개최했다.
KT는 김장 1천kg을 담가 홀로노인 100명에게 각 10kg씩 전달할 계획이다.
서정호 경영지원국장은 "올해 송년회는 자원봉사활동으로 대신할 것"이라며 "22일 홀로노인 연탄 배달 봉사 등 대구.경북 모든 사업소에서 12월에만 총 36회의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은행 기획조정본부 DGB 봉사단도 올 송년회는 신애보육원 65명과의 저녁식사로 대신했다.
봉사단 60여명은 지난 18일 직원전용 식당인 DGB 패밀리에 원생들을 초청해 식사를 함께 하고 양말, 필통 등 사랑의 선물을 전달했다.
대구은행의 이같은 송년회 문화는 최근 제3의 경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나눔경영과 맥을 같이한다.
DGB 봉사단 또한 대구은행이 나눔경영을 목표로 사내 모든 크고 작은 봉사단을 통합한 단체다.
홍진기 대구은행 기획조정본부 전략기획 부팀장은 "통합 봉사단 구성이후 연말 송년회는 자연스레 사회봉사활동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사회봉사활동은 기업 브랜드 가치 제고로 이어져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 대구지사에 따르면 한국전력도 이달 초 전국 모든 지사와 사업소에 '한전사회봉사단' 통합 구성 지침을 전달했다.
한전은 사내 모든 봉사단체를 한전사회봉사단으로 일원화해 내년 1월 본사 강당에서 통합 발대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수은 한국전력 대구지사장은 "이는 나눔경영을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추진해 한전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계명대 장승옥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미 외국에서도 기업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사람처럼 인격을 지녀야한다는 '기업시민' 정신이 대중화돼있다"며 기업들이 흥청망청 송년회 대신 소외된 이웃을 찾아보는 문화를 다져가는 것은 바로 사회가 성숙해지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편 나눔경영의 대명사격인 삼성, LG 등은 이미 2, 3년전부터 통합봉사단을 구성해 직원들 스스로 성금용 구좌를 만들고 구좌수에 따라 급여에서 공제하는 형태의 봉사 기금을 조성해 각종 사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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