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경찰, 소방대원들과 함께 유독가스와 추위.배고픔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대형 화재가 발생한지 50여시간이 지난 19일 오후 8시 청도 대흥농산 화재참사 현장에는 여전히 매캐한 연기가 남아있었고 살을 에는듯한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지역봉사원 158명은 화재발생 약 1시간 뒤인 17일 오후 6시부터 현장에 나와 24시간 교대체제로 유족, 경찰, 소방대원들에게 국밥을 끓여주고 컵라면과 따뜻한 차를 제공하고 있다.
청도지구협의회 최영호(44.청도군 고수리) 회장은 "세면장이 없어 유족뿐 아니라 경찰, 소방대원들도 사흘동안 세수조차 못했다"며 "경북도나 청도군의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고 했다.
청도군자원봉사센터 소속 회원들도 화재가 발생한 17일 밤 즉각 현장에 천막을 세워 따뜻한 음료수와 국밥, 컵라면 등을 무료로 제공해 추운 날씨에 큰 힘이 됐다.
이들은 매끼니마다 40여명씩 나와 밥과 국 등 식사를 제공하고 커피와 음료, 컵라면 등도 제공한다.
자원봉사자 이삼순(45.여.청도군 고수리)씨는 "첫날에는 춥고 바람이 거세 온몸이 떨리고 눈도 못뜰 지경이었지만, 유족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생각하면 그리 힘들지 않다"고 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는 사고 첫날 컵라면 17상자와 담요 30장, 인명구조낭 12매를 전달하고 유가족 및 소방대원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구호급식차량과 본사 봉사원도 긴급 파견했다.
유가족 김인숙(42.경기도 안양시 비산동)는 "당국이 유가족 편의제공에 이렇게 무성의할 수 있느냐"며 "3일만에 적십자 봉사원 도움으로 밥 지으려는 물에 양치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워낙 사고현장이 크다보니 매일 수백명이 붐벼 하루분 식사로 쌀 80kg 3포대와 컵라면 1천개 등이 소비된다"고 말했다.
손발이 시리고 세찬 칼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지만 자원봉사대원들은 항상 친절해 삭막한 재난현장에서 그나마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서종일.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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