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 고추농사만 지은 부모님 생각에 모두가 가망이 없다고 말리는 고추장공장을 인수했습니다".
영양에서도 최고의 고추산지인 수비면 계리가 고향인 정인섭(鄭仁燮.43)사장.
고향에서 중학교 졸업후 서울로 떠나 섬유회사에 입사, 숱한 고생끝에 지난 95년 자신이 직접'블루텍스'회사를 설립, 현재는 연간 240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자수(刺繡)전문 회사로 화려하고 매력적인 자수 디자인 때문에 중동과 유럽, 미주지역 등에 수출하고 있다.
섬유관련 사업에만 주력하던 정 사장은 지난해 우연히 고향에 들렀다가 영양에서 유일한 고추장가공공장이 경영악화로 폐업 위기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것.
당시 주위 사람들은 "당신이 고추장 공장을 맡아서 한번 제대로 키워주면 이또한 고향사랑이 아니냐"며 인수를 간청했다는것. 그러나 일부에서는 "경험도 전혀없는 식품회사를 맡아봐야 적자운영이 뻔한데 공연히 신경을 써지말라"며 반대도 많았다고.
정 사장은 며칠간 고민끝에"내가 고향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이것이구나"하며 결론을 내리고 곧바로 인수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공장 시설은 새로운 최신 설비를 도입하지 않으면 고추장을 전혀 생산할수 없을만큼 노후돼 있었다.
기존의 설비를 모두 걷어내고 초현대식 기계를 도입해 설치하는 한편, 영업과 생산, 관리분야에 국내 유수기업의 유망한 인재들을 스카우트했다.
특히 공장 외부 시설도 도색 및 단장을 통해 식품회사로의 깔끔한 이미지를 살려냈고 주변 환경도 쾌적하게 조성했는데 무려 16억원의 비용을 들였다.
생산제품도 단순 고추장과 고추가루에서 벗어나 된장, 쌈장, 초장, 떡볶이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벌써 도시지역 주부들로부터 큰 인기를얻어 주문이 밀리고있다.
기업목표도'최고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으로 정하고'내뜰안의 행복을 가꾸어가는 기업'이라는 뜻이 담긴 '뜨레안'브랜드를 개발해 모든 상품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ISO 인증및 HACCP을 획득, 그리고 생산자제조물책임보험에도 가입해 자기가 생산한 제품은 끝까지 책임지는 회사로 이미지를 탈바꿈 시켰다.
정 사장은"고추장공장의 새로운 변화 시도는 오직 내 고향의 가장 큰 자랑인 영양고추와 재배농민들이 함께 살아가도록 하는것"이라며 출향인들의 많은 관심을 바랐다.
영양.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