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村 잉어찜

입력 2003-12-18 16:40:44

민물고기는 겨울철에 맛있다. 물고기들이 살쪄 있을 뿐만 아니라 물이 차가워지면서 민물고기 최대의 흠인 비린내가 싹 가시기 때문이다. '안동村 잉어찜'은 민물고기를 전문적으로 요리하는 집이다.

자연산만을 쓴다. 주로 안동 길안 등지의 청정수역에서 잡은 민물고기다. 주인 신원호씨는 오염된 곳에서 잡힌 고기는 기름냄새나 흙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잉어에서 금빛이 감돈다. 거무튀튀한 중국산과는 확실히 다르다.

이곳 잉어찜 맛은 독특한 양념에서 나온다. 고춧가루, 고추장, 마늘, 생강, 된장 등을 혼합한 뒤 10일 정도 숙성한 양념이다. 특별한 재료와 혼합 비율은 노하우라며 공개할 수 없단다. 이 양념으로 맛을 요리하고 민물고기 냄새를 제거한다. 잉어를 잡아 바로 물기를 빼고 살짝 튀긴 뒤 양념을 바른다. 겉은 물론 속까지 고루 바른다.

양념은 잉어 한 마리에 작은 바가지 하나 가득 쓰일 정도로 여러 차례 덧바른다. 이 상태에서 찜솥에 넣고 40여분 양념장이 자박자박하게 졸아들 정도로 푹 익힌 뒤 파, 미나리, 버섯 등의 고명을 얹으면 잉어찜이 완성된다. 특이한 점은 데친 콩나물을 함께 내놓는다는 것.

속살까지 양념이 배어든 살코기는 비린내가 나지 않고 담백하다. 숙성된 양념을 사용한 때문인지 맛이 깊다. 특히 등쪽 부위는 살코기와 달리 쫄깃해 씹는 맛이 있다. 콩나물과 같이 먹으니 한 가지 맛이 더 난다. 남은 양념은 밥과 비벼 먹으면 된다.

매운탕 역시 제맛이다. 장수 곱돌로 만든 돌솥에 쏘가리를 비롯해 꺽지, 빠가사리, 피라미, 새우 등을 넣고 끓인 잡어매운탕은 맛이 특별하다.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듬뿍 풀고 깻잎, 미나리, 쑥갓, 버섯 등을 넣어 달이듯 끓인다. 끓어오르면 감자가루로 반죽한 수제비도 들어간다.

매운탕은 뭐니뭐니해도 고추장맛인데 반드시 태양초 고추장으로 맹물과 잘 배합해 국물맛을 낸다. 새우가 들어있어 국물이 더 시원하다. 신씨는 매운탕은 재료를 넣는 타이밍이 맛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이밖에 쏘가리 찜과 매운탕, 메기매운탕, 장어구이, 빙어조림 등도 준비돼 있다. 예약을 하면 기다리지 않고 더욱 맛있는 찜을 먹을 수 있다. 문의: 053)752-2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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