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농산 화재에 대한 청도군의 무성의한 대응을 두고 실종자 가족들이 거센 불만을 표출했다. 유가족들은 "김상순군수 등 공무원들은 저녁에 대책본부에 잠시 얼굴을 보였을뿐 대부분 일찍 자리를 떴다"고 비난했다. 실종자 가족 김규호(51)씨는 "청도군이나 회사측이 사고경위나 인명구조에 대한 설명조차 없어 답답하다"며 "도대체 사고대책본부는 뭐하는 곳이냐"고 비난했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소싸움만 잘하면 모든 게 해결되느냐"며 비난했고 일부 유가족은 대책본부 책.걸상을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화재현장에서 발만 동동 굴리던 실종자 가족들은 "유가족들이 추위에 떨며 눈물 흘리고 있는데도 청도군 공무원들은 대책본부에서 난로 불만 쬐다 몽땅 사라져버렸다"고 청도군의 무성의한 태도를 성토했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추운 날씨였지만 사고대책본부에는 겨우 난로 두 개만을 설치해 밤을 새운 50여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추위에 떨어야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화재진압작업이나 인명구조 상황 등 궁금한 사항이 많지만 대책본부에는 이를 알려주는 공무원 한 사람 없다"며 "청도군이 군민을 위한 행정을 한다고 내세울 자격이 있느냐"고 맹비난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판넬에 스티로폼을 채워 화재에 무방비상태인 허술한 벽체에다 스프링클러나 비상탈출구조차 없는 공장을 어떻게 허가를 내줬는지 모르겠다"며 "공장허가과정이나 소방점검유무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새벽2시50분쯤 현장을 방문한 이의근 경북도지사는 화재현장을 둘러보고 소방대원들에게 조속한 화재진압을 당부한뒤 3시10분쯤 현장을 떠났다. 사고현장에는 119부녀소방대원들이 따뜻한 커피와 라면을 무료로 제공해 그나마 위안이 됐다.
한편 사고대책본부 측은 "18일 오전10시 경찰 입회하에 실종자 사체 수습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사체의 상태를 파악한 후 병원으로 옮기든지 현장에 보존할 것인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철 청도군수 비서실장은 "아직 보상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며 "화재 원인과 사고 규모가 정확하게 밝혀진 뒤 유족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실종 및 부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실종자(남자 4명, 여자 8명)
△김이환(47.청도군 청도읍 고수리) △이승자(46.여.청도군 풍각면 덕양리) △김칠태(29.청도군 화양읍 범곡리) △이순덕(57.여.청도군 화양읍 토평리) △조춘자(52.여.청도군 풍각면 현리리) △박말자(47.여.청도군 청도읍 덕암리) △이경자(55.여.청도군 청도읍 고수리) △김혜숙(44.여.청도군 풍각면 송서리) △김옥진(41.여.청도군 풍각면 흑석리) △배기탁(38.청도군 풍각면 봉기리) △차경자(39.여.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신현일(47.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부상자(남자 4명, 여자 2명)
△박명규(20.청도군 각남면 칠성리.청도 대남병원(퇴원)) △홍인선(41.여.청도군 각남면 칠성리.대구 영남대병원(유독가스 흡입, 중상)) △김삼순(49.여.청도군 이서면 각계리.대구 영남대병원(유독가스 흡입, 허리골절, 중상)) △노계관(32.경남 창녕군 성산면 가복리.청도 대남병원) △김영진(33.청도군 청도읍 사촌리.청도 대남병원(유독가스 흡입, 중상)) △장종혁(28.대구시 수성구 두산동.대구 경북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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