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압독라이온스클럽 불우이웃돕기

입력 2003-12-17 11:14:31

"이제 집다운 집에서 살 수 있어 좋습니다". 경산시 남산면 반곡1리 백관태(52)씨는 요즘 세상사는 맛이 남다르다.

백씨는 정신지체장애 2급인 아내(44), 1급인 아들(11.초교 4년)과 함께 살 수 있는 새 집에 입주했기 때문. 백씨도 다소 지능이 떨어지는 장애인이다.

비록 8평밖에 안되는 작은 집이지만 경산 압독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의 사랑이 듬뿍 담긴 집이기에 온 집안에 따뜻함이 가득하다.

지난 95년 2월 창립한 경산 압독라이온스클럽은 매년 불우이웃돕기와 농촌 마을을 돌며 의료, 전자, 전기, 통신, 농기계 수리 등의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그러나 시대 변화에 따라 농촌마을 순회 수리봉사는 별 실효성이 없어졌다.

지난 10월 클럽 월례회의에서 홀몸노인 집의 도배나 도장을 해주기로 하고 대상자를 물색하던 중 백씨 가족의 사연을 접하게 됐다.

쓰러지기 직전의 토담집 방 한칸에서 세 식구가 정부에서 지원하는 생활보호비에 의존해 살고 있다는 사연. 회장단들은 백씨 집을 방문한 뒤 처음에는 수리를 할까 검토했지만 워낙 낡은 집이다보니 오히려 수리를 하다가 무너질 위험이 커서 아예 새 집을 지어주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사랑의 집 짓기가 시작됐다.

회원들 중에 건축사무소를 하는 권순업씨는 설계를 맡고, 건설업을 하는 전태환 전 회장과 이타관.이오재.추영우씨 등은 손수 연장을 들고 집을 지었다.

전기공사를 하는 곽일순씨, 설비공사를 하는 탁영복씨, 가스시설공사업을 하는 권영국 총무 등도 자신의 직업에서 쌓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나머지 회원들도 잡일이나 새참 나르기 등으로 힘을 보탰다.

모두 2천여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방 한칸과 집안에 목욕탕 겸 화장실까지 새로 지었다.

지난 7월 10대 회장으로 취임한 (주)세제산업 대표 이세희(42)씨는 "한달여간 회원 54명이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사랑의 집 짓기에 동참했다"며 "백씨 가족들이 입주했을 때 정말 기뻤다"고 했다.

그동안 잘 씻지도 못했던 백씨의 아들은 요즘 따뜻한 물로 깨끗히 목욕하고 학교에 간다.

하루 종일 싱글벙글이다.

백군이 다니는 남산초교 삼성분교 이창석 교장을 비롯해 작년 담임 신정숙 교사, 올해 담임 조정순 교사, 매일 삼성분교에서 특수학급이 있는 본교까지 자신의 차량으로 태워주는 손기락 교사 등 많은 교사들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사랑이 가득찬 새 보금자리에서 백씨 가족들은 올해 너무나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