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김혁규(金爀珪) 경남도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지사직까지 내놓자 정치권에서는 조만간 열린우리당에 입당, 내년 총선에 대비한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3선 지사로 경남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적지 않아 '영남=한나라'란 등식을 깨는 태풍의 핵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의 진로와 관련, 다음달 11일로 예정된 열린우리당 당 의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김 지사를 꾸준히 접촉해온 열린우리당 이강철(李康哲) 상임중앙위원은 "우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영남에서 다수 의석을 내는 것이 관건인데 김 지사 간판이라면 매우 유리하다"고 했다.
당 의장이 아니더라도 당 지도부에 입성해 영남의 정서를 대변하며 승부수를 띄운다는 얘기다.
김 지사가 당 의장에 출마할 경우 이미 의장 출마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두관(金斗官).김정길(金正吉)씨 등 두 전직 행자부장관과의 후보 단일화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 지사는 그렇다면 전국구를 선택할까 아니면 지역구에 직접 나설까. 현재로서는 도청 소재지인 창원에는 '리틀 김혁규'로 불리는 공민배(孔民培) 전 창원시장이 버티고 있어 전국구를 택할 공산이 크다.
전국구는 내년 총선 후보 등록 직전까지 사퇴하면 되지만 열린우리당 바람몰이를 위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위해 지사직까지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김두관 전 장관은 "경남지역에서는 김 지사가 대통령과 마찬가지"라며 "김 지사가 우리당에 입당하면 경남의 정치 지형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강철 위원도 "김 지사는 경남 전역에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어 한 지역구에 출마해 승부를 내는 것보다 선거 판 전체를 관리 지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당 의장 출마-전국구 출마 논리다.
한편 김 지사가 당 지도부에 포함돼 총선을 지원할 경우 대구.경북으로 바람이 북상할 것이란 게 우리당의 기대섞인 전망이다.
근거로 김 지사의 부인이 경북여고 출신인 점을 든다.
하지만 이는 현재 대구.경북의 분위기로는 난망(難望)이다.
박팔용(朴八用) 김천시장, 박인원(朴仁遠) 문경시장 등 단체장이 입당하는 이변의 조짐도 있지만 현재로선 부산.경남보단 분명히 못하다.
어쨌든 김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과 지사직 사퇴, 그리고 우리당 입당이라는 일련의 해보가 내년 총선에서 부산.경남을 넘어 영남권에 태풍으로 작용할지가 정가의 주요 관심사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