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태의 백두대간종주기(8)-서해갯벌생명 위령제 참석기

입력 2003-12-13 10:12:18

< 간척사업으로 죽어간 서해 갯벌생명 위령제 참석기 >

'백두대간 한걸음 이어가기' 팀의 종마로 자칭하고 있는 3명의 사나이. 허정균선배와 심상준총무, 나 이헌태. 한겨레신문에 재직하시는 허선배가 요즘 자신의 고향인 전북 부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을 막기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한국 최대갯벌지역인 새만금 해안의 생명을 살리는 환경운동에 온갖 정성을 쏟고 있는 것이다.

26일 일요일, 허선배의 초청으로 유명하고 유명한 '그 시화호'가 놓여있는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 우음도뒤 조개무덤에서 거행되는 '간척사업으로 죽어간 서해 갯벌생명 위령제'에 참석했다. 주최는 '안산, 시흥, 화성 희망을 주는 시화호만들기 시민연대'와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사람들', '새만금 유랑단' 3단체. '새만금 유랑단'의 이름이 귀엽죠. 신파극보는 것같아요.

나는 일요일 집에서 빈둥대는 것보다는 행사의 의미도 깊고 바닷바람도 쐴겸 구경삼아 얼굴을 내밀었다. 허선배는 '대간과 갯벌의 심오한 만남'으로 이름 짓고 우리 백두대간 종주팀을 초청했다. 조국의 아름다운 강산을 보존해야한다는 취지가 같기 때문에 형제를 맺어도 좋을 듯하다. 모두의 가슴속에는 '자연 사랑'의 피가 뜨겁게 흐른다. '자연 사랑'은 '삶의 터전에 대한 사랑'이며 이는 곧 '인간 사랑'인 것이다.

현재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두 단체가 새만금갯벌을 되살리려는 꿈과 희망을 갖고 지난 16일 전북 부안 계화도를 출발해서 도보행진을 통해 오는 28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앞까지 가기로 되어있는데 마침 시화호에 들러 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위령제를 갖게 된 것이다.

최근 신기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벽소령에서 일박한 지리산산행때는 그 전날 강남한복판에서 벽소령 식당을 알리는 홍보지가 내 손에 쥐어졌고 그 다음번, 신년기원을 위한 태백산산행때는 전세버스를 타러가면서 올한해 지키기로 마음속에 결심한 절주캠페인이 큼직막하게 내걸려있었다. 또 오늘 아침 우연찮게 TV를 틀었더니 마침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 하제어촌, 해방조개를 캐는 마을을 소개했다. 해방조개라는 이름은 해방후 먹을 것 없을 때 온 마을사람들을 먹여살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 바로 앞 바다가 마을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셈이다. 갯벌의 중요성도 부각된 내용의 프로그램이었다. 올해는 조개를 많이 거뒀지만 그러나 새만금간척사업 때문에 전보다 양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하여튼 오늘 참여하는 행사가 새만금간척사업 반대행사가 아닌가, 하필 집을 나서려는데 그 같은 내용을 방송으로 듣다니.

세번씩이나 이어지는 이상한 상황. 내가 심총무에게 얘기하자 "너도 신기가 있구먼"하고 놀렸다. 나도 산에 자주 가고 마음을 비우다 보니 도인이 되어 정말 입신의 경지에 들어갔나. 나도 점쟁이로 변신해볼까. 입신은 입신인데 '착각의 경지'가 입신에 들어간 것 같다구요. 에그에그. 뭐든 입신의 경지는 좋지않나요. 내가 좋아하는 '신김치'는 입신의 경지에 들어간 김치고 내가 좋아하는 '신라면'은 입신의 경지에 들어간 라면인가. 또 내가 좋아하는 개그맨 '신동엽'은 그러면 입신의 경지에 들어간 코미디언인가.

나와 심상준총무는 오전 9시반에 영등포 경방필백화점앞에서 만나 심총무차로 서해안고속도로를 거쳐 비봉에서 나와 남양, 송산을 거쳐 음섬으로 갔다. 고정리앞 송신소옆 비포장도로부터 갯벌위에 난 길이었다. 평원처럼 끝도 없이 넓은 사갯벌 (죽은 갯벌) 위를 바람에 살랑이는 갈대의 호위를 받으며 차를 달렸다. 만주벌판을 휘저었던 용맹한 고구려군 같았다.

야, 이게 생명이 살아 숨쉬는 대자연의 갯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당초 계획했던 대규모 농업지대로 바꾸지도 못하고 그냥 방치되고 있단다. 안타까울 뿐이다. 음도를 들어가는 시화호 주변은 공룡알 화석이 발굴되고 온갖 퇴적암들의 지층을 만날 수 있는 자연사박문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이 아름다운 천혜의 갯벌이 인간의 탐욕으로 말미암아 개발이라는 이름의 어처구니없는 망나니 때문에 이렇게 처참한 몰골이 되었다니. 개발을 추진한 사람들이 밉기까지 했다. 저 멀리 건너 시화호 주변 큰 공단이 보였다. 인간과 자연, 무분별개발과 환경파괴, 환경보존과 인류생존, 선과 악을 생각했다.

우음도의 한 폐교옆 공터에 차들이 모였다. 자그마한 폐교는 산중턱에 걸쳐있었고 건물하나만 덜렁했다. 나무로 둘러싸인 자그마한 운동장, 옛날 이학교를 생각했다. 거기서 자란 해맑은 어린이들을 생각했다. 찬 바람이 불고 모처럼 손이 너무너무 시렸다. 특히 바닷가에서 위령제를 마치고 트럭뒤에 15명 가량이 선 채로 타서 징키즈칸 군대처럼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때는 손이 얼어 마비되는 줄 알았다. 손을 비벼도 소용이 없었다. 손이 이렇게 시린 게 몇 년만인가.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손이 터서 갈라졌다. 썰매를 지치고 눈사람을 만들면서 즐거웠다.

손시러우니 어린시절 추억이 난다말이지. 이헌태 대단하다. 그러면 손을 아예 얼려라. 그러면 추억이 또렷이 생길 것아닌가. 나의 겨울추억소재, 어두운 골목입구 군밤장사, 앉은뱅이 썰매타기, 엄마가 짜준 털장갑, 집안 곳간에 내키만큼 쌓여있는 새까만 연탄, 지글지글 뜨거운 아랫목, 최고의 간식인 생무우, 한방에 일곱 식구가 살았고 한 이불에 네사람이 덮었던 방, 눈사람 만들기등등. 그때 겨울, 손이 터서 쩍쩍 갈라졌다. 물론 약도 없었다. 그시절이 그립다. 돌아가고 싶다.

지금은 손이 튼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 아파트생활, 그것은 겨울을 잊고 산다. 난방이 잘되기 때문이다. 실내에는 러닝셔츠를 입고 지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자연을 거스르고 있다. 이를 소위 '자연정복' 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자연정복'은 좋은데 '자연파괴'는 하지말아라. 자연이 한번 화나면 꼼짝도 못할 인간들이. 까불고 날뛰기는, 조심해, 확.

학교옆 공터에 차를 세워놓고 바로 이어지는 죽은 갯벌을 따라 10분 가량을 걸어갔다. 모세의 바닷길을 건너는 기분이었다. 저멀리 뱌닷가 조개무덤위에 도착했다. 사방에 펼쳐진 버려진 광활한 땅을 둘러보았다. 저 넓은 갯벌이 우째 이렇게 되었노.

낮 12시쯤 찬 바다 바람과 함께 비가 추척추적 내리는 가운데 7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돼지머리와 시루떡, 막걸리를 제상위에 놓고 위령제를 가졌다. 조개무덤위에서. 갯벌이 죽으면서 쌓인 조개들의 무덤이 깊이 1미터로 수십킬로에 걸쳐있다고 한다. 죄없이 죽어간 수억만개 조개들아 인간을 원망해라. 인간은 벌받아야 정신차리는 아주 바보들이다. 그대신 인류를 말살시키는 벌대신에 정신차리게끔 하는 벌 있잖수. 나도 인간이다보니 팔이 안으로 굽네.

이날 위령제는 리어카에 매달린 짱퉁어 형상 목각 솟대를 뒷배경으로 '새만금 짱뚱어는 살고 싶다', '새만금 죽음의 방조제를 생명의 갯벌로'란 프랭카드가 나붙었다. 그리고 '새만금 갯벌을 살려주세요'란 구호가 적힌 조각천을 가슴에 붙였고 'SOS' 뺏지도 달고 있었다. 'save our saemangeum'의 줄인말이다. 아이디어다. 짱뚱어는 갯벌에서 펄쩍 펄쩍 뛰면서 살아가는 대표적 고기란다. 불쌍한 짱뚱어.

이날 배포된 '새만금- 갯벌복원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보도자료를 인용한다. " 백두대간에서 발원한 생명의 근원인 물이 골짜기를 빠져나와 내를 이루고 들판을 적시며 다시 큰 강을 이루어 서해로 흘러든다. 그곳에 온갖 바다생물의 모태인 갯벌이 있다. 우리 서해안의 갯벌은 세계5대갯벌가운데 하나로 예부터 우리조상들의 삶의 터진이었다. 그러나 1970년 이후 본격화된 간척사업으로 천혜의 자원인 갯벌이 사라지고 황금어장인 서해어장이 황폐화되어 대대로 이어온 공동체가 파괴되었다. 더구나 시화호는 이미 담수화계획을 포기한 채 죽음의 호수로 변해가고 있으며 화옹호역시 같은 운명속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새만금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혈세를 방비할 뿐아니라 엄청난 환경재앙을 불러올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새만금신구상기획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는 '새만금사업'에는 대안이 따로 없고 '갯벌 복원만이 유일한 해법'임을 거듭 밝힌다."

그리고 별첨자료에는 60년이후 시행된 서해안18개 지역의 매립면적 일람표가 있는데 이중시화지역의 1만7천헥타르가 2번째로 크고 새만금사업은 무려 4만헥타르로 단연 규모가 가장 컸다.

용서받을 게 있는데요. 사실은 얼마전 정치권에 있을 때 새만금간척사업을 추진해야한다고 주장했거든요. 전북지역 국회의원들과 언론들이 한결같이 환경도 보호하면서 개발을 할 수 있다고 해서요. 제가 친한사람들이거든요. 뭐가 뭔지. 그러나 내 생각에는 가급적 개발을 안했으면 좋겠는데.

이날 살을 에는 차가운 겨울날씨 속에서 행군을 거듭하고 있는 사람들의 행색이 거지나 마찬가지였다.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시커먼 얼굴, 때절은 옷, 그러나 눈빛은 빛나고 얼굴은 해맑은 천사얼굴 같았다.

사실 거지는 도인과 동전의 앞뒤다. 손등과 손바닥이다. 결국 하나다. 우리나라 고승들중에서는 걸인처럼 또 걸인 속에 산 분들도 많다. 이들 환경운동가들이 도사처럼 보였다. 온갖 고초와 고행을 겪으며 인간의 참 삶을 추구하는 것이니까.

이야기가 옆길로 빠지지만. 나는 걸인을 볼때마다 잠시나마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적선을 할 것이냐 말것이냐. 그냥 지나칠 때도 있고 아니면 1천원짜리 지폐 한장 줄 때도 있고. 사실 나는 걸인을 보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준과 원칙도 없다. 마음내키는 대로 한다.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거지에게 동전을 던져주는 것은 거지로 하여금 그상태를 계속 유지하게 하는 행동"이라며 절대로 그래서는 안된다고 했다. 내견해로는 꼭 그럴것까지야.

나도 4년전쯤인가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다. 길거리에 거지들이 많았다. 거기서 나는 100달러, 우리 돈으로 대략 10만원을 지나가는 거지한테 "하늘에서 돈벼락 한번 맞아라"라며 쾌척한 적이 있다. 그 거지는 대략 일년정도는 먹고 살만한 돈이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나는 이렇게 엉뚱한 데가 있다. 그 거지는 그 돈으로 잘 살았는지, 아니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필리핀사람들이 한국사람을 봉으로 아는데 기여했을지는 몰라도 어쨌든 이국의 생면부지의 걸인한테 대박을 안겨주는 남다른 추억을 만들었다. 전생이든 후생이든 두사람 간에 국제적인 또다른 인연을 기약하면서.

대박 얘기 나오니 요즘 인생역전을 내건 '로또복권'때문에 세상이 난리에요. 당청금 65억짜리(815만분의 1)가 나오니 서민들이 너도나도 목을 매달고 있어요. 서민들 푼돈을 거두어 살림을 살려는 나라가 어디 있나. 이 나라가 무슨 나라며 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갈려나. 패가망신이냐 일확천금이냐. 도박과 대박은 한형제에요. 하기야 벤처대박은 그나마 나은 케이스죠.

역사상 가장 큰 대박을 터뜨린 사람은 누구인지 아세요. 전중국을 처음으로 천하통일한 진시황의 실제 아버지로 알려진 '여불위'에요. 진시황의 아버지 진나라 장양왕이 첩의 소생이라서 적국인 조나라에 볼모로 잡혀 있었다. 왕위계승은 불가능했고 푼돈에 아쉬워했죠. 장사꾼 여불위가 그 기회를 놓칠리 없죠. 그를 눈독 들여 그가 왕 자리에 가도록 온갖 로비를 다하는등 막대한 투자를 했죠. 그를 왕위에 올린 뒤 자신의 애첩을 탄내자 바쳤어요. 이미 여불위의 자식이 임신되었죠. 그렇게해서 나온 자식이 진시황이죠. 제일 유력한 설이죠. 일개의 장사꾼이 진나라의 총리대신이 되어 일국을 좌지우지했죠. 나중 아들인 진시황제에 의해 쫓겨나 자살하지만. 여불위처럼 중국천하를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띄워야죠. 사내대장부가 돈 65억원에 목숨을 걸어서야. 이헌태, 속으로는 무지 부러우면서 겉으로는 큰소리치기는. 너 같은 사람보고 이중인격자라고 하는거야. 잉.

나는 주위에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돈을 선뜻 내주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나는 별로 돈이 모이지 않는다. 지난 15년동안 기자생활하면서 알뜰하게 살았다면 많지는 않지만 적잖은 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푼도 벌지 못했다. 무능탓은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뭔가 돈에 대한 미련과 집착은 전혀 없었다. 지금은 쬐금 후회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도 돈을 꼭 벌어야겠다는 생각도 별로 없다.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구만. 다만 세계 무전여행의 꿈을 달성하고 남은 돈이 몇푼이 될지 몰라도 사회에 기증할 생각은 확고부동.

내처럼 살다보면 누가 가장 피해를 보는줄 아시죠. 딩동댕. 우리 마누라. 나는 폼잡고 즐겁게 살았는데 남편 잘못 만난 우리 마누라는 고생 실컷했죠. 그런데 근래 책을 보다 알았어요. 고승중의 한분이신 경봉스님이 부부들이 찾아오면 남편더러 마누라에게 반지를 해주었냐고 물은뒤 "아니요"라는 대답이 나오면 "반지 해주면서 데리고 살아라. 여자에게는 옷과 패물로 알록달록한 채색을 좋아하는 천성이 있으니 가장은 아내에게 마땅히 금은구슬 같은 패물을 해주어야한다" 면서 "부처님도 여자에게 패물을 해주라고 하셨다"고 말씀하셨다고 하네요.

여자들은 패물에 약하다며 은근히 여자를 수준이하로 비하하는 발언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여자들은 그런 속성이 있는가봐요. 앞으로 더러 더러 그렇게 해야겠어요. '여자관리'가 힘들구만. 그런데 여성동지여러분, 패물은 사치요 허영인데 왜 그래 좋아하나요. 논어 양화편에 보면 공자말씀이 "여자와 소인은 교양하기 어렵다"고 말씀했는데 공자가 잘못 생각한거죠. 또 석가모니 부처님도 여성은 세속에 대한 애착이 강해 깨달음에 이르기 어렵다고 말씀했다네요. 그런 성인들도 그렇게 생각했을지 몰라도 저는 그렇게 생각안할께요. 내가 아직 성인수준에 도달안했으니. 그러나 여성들이여 무소여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런데 여성 여러분들 경봉스님 말씀이 맞나요. "사실과 달라요. 남편이 멀쩡하고 건강하면 만족이에요 "라는 대답이 90퍼센트 나왔으면 좋겠는데. 야. 내 희망대로, 내 의지대로 안되는구먼.

얼마전인 이조시대만 해도 여자들이 숨도 못쉬었는데 요즘 남자들이 숨을 못쉬어요. 조선시대 경국대전을 보면 여자들이 꽃놀이 가면 곤장 100대였대요. 야외나들이가 완전 금지된 거죠. 지금은 어떤가요. 세상이 이렇게 뒤바뀔수가. 아 그때 태어날걸, 재수없어. 아니 엿들었어요. 저혼자 한소리인데. 그때 태어났으면 일만하다 죽는 노비로 태어났다구요. 알겠습니다. 인간세상에 태어난 것만해도 고맙죠.

여자 얘기나오면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어서요. 기분맞춰줄께요. 19세기말 중국의 유명한 사상가 강유위는 '대동서'로 유명하죠. 인간의 괴로움을 9계로 보고 철폐를 주장했습니다. 가령 나라, 계급, 인종, 남녀차별, 가족관계를 파기하자 그랬죠. 인류평등공동체사회. 요즘으로 따지면 이상사회입니다. 일세기 앞선 '세계화주의자'일지 모릅니다. 그분의 주장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가족을 인정하지 않고 남녀동거는 1년을 넘길 수 없으며 기한마다 교체해야한다"고. 너무 좋을 것같지 않아요.

그리고 16세기초반에 나온 토마스모어의 '유토피아'에는 일부일처제가 기본입니다. 그런데 마누라 고를 때는 신중해야한다고 주장했어요. 말을 살때도 꼼꼼이 살펴보는데 하물며 일생사는 반려자를 소홀히 해서 대충 고르면 안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보호자 입회하에 신랑과 신부의 나체를 각각 보도록 하는가 봐요. 속궁합까지는 없었구요. 요즘으로 따지만 매우 선진적이고 재미나죠. 부럽죠. 히히. 그런데 요즘은 젊은이들은 이런 것은 안시켜도 한다면서요. 우리 아버지 어머니는 정말 결혼식날 얼굴 처음 보았더라구요.

'속류경제학' 아세요. 경제학사전에 보면 '속류경제학'은 자본가들을 위한 경제학이라고 정리되어있지만 사실은 이런 뜻도 있대요. '속류경제학' 은 기브 앤 테이크 즉 주고 받는 거래가 철저히 적용되는 경제학이라는 거에요.

부모가 왜 자식에게 용돈을 주고 학비를 대주냐 하면 자식이 기쁨을 주고 나중에 부모를 부양할 수도 있다는 거에요. 노후를 위한 투자죠. 자식없는 부모들이 얼마나 쓸쓸합니까. 누가 그랬죠. 자식들은 살아있는 가장 비싼 인형이라구요. 남편과 마누라도 계약이래요. 돈벌어주는 대신 밥해주고 집안 청소해주고. 섹스는 장기계약이라네요. 그래서 늙을 때까지를 감안해서 싸게 평균가격으로 산정된 게 월급에 포함되어 있다네요. 만약 부모와 자식, 부부관계에 이 같은 주고받는 계약이 깨지면 관계가 깨진다는 거에요. 말이 되나 모르겠다. 남편 월급에 섹스값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찜찜하죠. 자주 안하면 어떻게 하죠. 나한테 자세하게 묻지마세요. 황당한 사례를 세가지 들어 죄송합니다. 머리에 똥만들었다구요. 웃겨볼라고.

거지동냥얘기로 돌아가서. 예수님과 부처님은 거지를 보면 도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씀. 예수님 말씀, "가장 보잘 것 없는 형제에게 해 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다. 가장 보잘 것 없는 형제에게 해 주지 않는 것이 곧 나에게 해주지 않는 것이다". 얼마나 훌륭한 말씀인가. 스님들이 "모두가 부처"라고 말씀하더라구요. 불가에서도 거지도 부처처럼 깍듯이 대우하라면서요. 예수님과 똑 같은 논리다. 기독교와 불교가 너무 비슷하다.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일지라도 존귀하게 대접하고 그들을 반드시 도우라고 한 것이다.

나는 그래서 늘 종교는 사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종교가 없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되었을까. 끔찍, 끔찍,끔찍. 나는 무교지만. 당장은. 나중에는 혹시. 무교인이 종교인을 존경하다니. 주장하는게 뭐냐. 게으른 놈.

성탄일에는 예수님을 생각하고 석가탄신일에는 부처님을 생각하고, 조상제삿날에는 공자님을 생각하고. 그런데 이슬람교가 아직 우리나라에 전파가 안되서 그런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슬람교에 대해서는 아는게 도통 없어서. 모든 종교를 다 믿으면, 범신론인가. 그러면 사후에 한 종교라도 걸리지 않을까. 짱구 돌리고 잔머리 돌릴래. 죄송.

혹시 예수님 믿다가 부처님세상이 나오면, 또 부처님 믿다가 예수님세상이 되면,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을 줄압니다만. 얍삽하게 굴다가 어느 종교에서도 받아주지 않지. 이헌태. 얍삭하게 굴래. 저는 그런 뜻은 아니고요. 하여튼 종교를 가지는 사람도 좋고 안가진 사람도 좋고 하여튼 착하고 바르고 정직하게 사는게 중요하다, 이런 말씀입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도 잘 믿고 잘 행동해야되어요. 안 그런 사람도 많더라구요.

불교에서는 보시가 최고죠. 대승불교와 소승불교가 대판싸우기도 했지만 보시는 둘다 최고의 덕목으로 삼고 있다죠. 보시중의 보시는 마누라까지 내주려는 경우에요. 속도 없나. 이것도 보시인가는 모르겠으나 그러나 불교에서는 보시로 봐요. 한 보살이 시비왕의 아들인 베산타라왕자로 태어나는데 나중에 왕에서 쫓겨나 아들둘을 몸종으로 내놓고 결국에는 마누라마저 내놓으려다 감동을 주면서 도솔천에서 다시 태어났다고 해요. 이건 좀 심한 케이스아닌가. 바보인지, 나도 모르겠다.

여기서 잠깐. 쉬어가는 시간. 이헌태의 좌우명, 인생의 지침을 소개할께요. 대충, 착하게 살자, 열심히 살자, 웃으며 살자에요. 너무 평범하죠. 가장 많이 쓰는 슬로건은 "웃으며 살자"에요. 좋은 세상 왜 화내고 짜증내면서 살아요. 전에 소개했죠. 북한이 내걸고 있는 슬로건, "가는 길이 험해도 웃으며 가자". 너무 멋있다구요. 제 슬로건이 되었다 그랬죠. 제가 자주 쓰는 말중에 또하나 "니 인생이나 잘 살어". 우리나라 사람들 남 얘기하는 거 너무 좋아해요. 지만 잘하면 되지. 내가 잘 쓰는 말, 보너스 하나. "지랄일세' 이것은 농담.

저의 좌우명을 갖고 썰좀 풀께요. 용서해주세요. 먼저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봅니다. 이것은 인간이 되자는 것이죠. "인간이 되거라" . 한때 유행했죠. 제가 제일 싫어하는게 먹물들이에요. 지식인이죠.

지식인이 뭐가 좋다고 '국민의 정부' 들어와서 '신지식인'이란 용어를 만들어 상까지 주더라구요. 한국에서 제일 오이농사를 잘 지어도 '신지식인'이란 이름을 붙여주었어요. 그 분야에서 최고에게 붙였죠. 그런데 그분들에게 '신지식인'을 붙여주면 너무나 감읍해서 눈물을 흘리나. 아닐껄요. 근래 좋은 뜻도 아닌 지식이란 말을 그런데까지 남용해서는 안된다구요. 지식인이 별 것 없어요.

중국역사상, 한시대를 풍미했던 한나라 창업자 한고조 유방과 비극적 영웅인 항우 아시죠. 항우는 사마천의 사기에 의해 부활되었고 죽어서 지역을 수호하는 수호신 또는 승리를 가져다주는 군신으로 되살아나 신앙의 대상이 되었죠. 나중 삼국지 주인공, 관우와 함께. 하여튼 두양반은 책하고는 담쌓은 사람들이죠. 중국역사에서 '정관의 치'로 태평시대를 일궜던 당 태종도 한고조를 향해 "술이나 퍼마신 고작 정장(亭長)출신"이라며 무시했다죠. 한고조 유방은 마흔살까지 부모걱정시키면서 저잣거리에서 공짜 술이나 퍼마시고 다니던, 소위 건달이었죠. 또 항우는 스스로 "글은 이름 쓰는 것만하면 족하다. 배울것까지는 없다"고 짤라 말했어요. 둘다 중국 최대의 영웅이었죠.

달마로 시작된 선종, 6대 혜능선사는 글자하나 모르는 무지랭이 나무꾼이었다. 그러나 깨달음에 무슨 문자가 필요하나. 지식도 자연의 이치에 비하면 백사장의 모래한알에 불과한 것. 불립문자(不立文字). 도를 깨닫는 것은 문자나 말로써 전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뜻.

노자는 지자(知 者)를 좋아하지 않았다. 학자, 문명, 문화를 싫어했어요. 뭔가 인위적인 것을 반대했고 자연스러운 것을 찬성했어요. 노자왈 "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또 "그사람에게 덕이 있으면 묵묵히 있어도 저절로 감화되어 다른 사람에게 미친다"며 지식자랑을 금하고 침묵을 권유했죠. 노자의 핵심사상, 1)무욕무적 (욕심이 없으면 적이 없고) 2) 무지무우(아는 게 없으면 걱정이 없고) 3) 부쟁불패 (싸우지 않으면 질 일도 없다). 100퍼센트 맞는 얘기는 아니지만 현대인들이 음미해볼 대목이다.

일전에 남태평양의 팔라우공화국을 간 적이 있다. 소위 인류의 마지막 파라다이스라 불릴정도로 천혜의 비경을 지닌 나라다. 그 나라는 공부할 필요도 없다. 주위에 늘린 게 먹을 것이고 외국관광객을 상대로 보트만 한번 휙 운행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 자연뿐만 아니라 인간살이, 생활에도 낙원이다. 눌러 살고 싶었다. 공항에서 보니 노인과 임신부들을 우선 대우하고 청소년들은 저녁 10시가 되면 귀가 사이렌을 듣고 집으로 향한다. 예법이 있고 평화로운 나라였다. 공부하고 거리먼 나라다. 그런데 인간질서와 예의는 우리보다 더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 어린이, 청소년들은 어떤가. 세계문학전집과 백과사전의 내용은 대충 다 알고 세계위인전집에 실린 본받아야할 사람 중에서 모르는 이가 드물고 동서양을 막론 그렇게 박학다식하다.

"한국을 공부량, 전세계 1위 나라로 임명합니다." 그런데 인간성 1위라는 얘기, 도덕성 1위라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내 생각에 그것은 거꾸로 일등일걸. 부모한테, 이웃사람한테 하는걸 보니. 시원찮아. 그러니 지식은 지식인데 헛지식이 많이 들어서. 나쁘게 말해서 머리에 쓰레기만 넘쳐서.

'맹모삼천'이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봐서 중국에서도 교육환경 좋은데로 이사가는 모양이죠.그런데 국민전체가 집단적으로 행동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걸요. 서울특별시 강남지역은 집값이 한국 최고인데 교육열때문에 그렇데요. 사교육비가 공교육비보다 훨씬 더 드는 나라, 전세계에 이런 나라는 없어요. 맹자어머니는 돈이 없어 강남에도 갈수 없어요. 맹모삼천이 뜻대로 안됩니다. 맹자 엄마가 땅을 치고 통곡할 것입니다.

중국최고의 교육자이며 중국최초의 사설학원설립자인 공자도 우리나라에 태어났다면 자녀를 과외시켰을 걸요. 공자라고 용빼나. 여기서 재미난 얘기해줄께요. 공자는 자녀교육을 어떻게 시켰을까요. 가정교육을 '정훈'이라고 한다네요. 공자는 자녀들에게 따로 별도의 교육을 시키지 않았데요. 집 뜰에서 마주치면 지나가면서 "무슨 책을 읽어보았냐"라고 묻는 게 전부였다고 하네요. 공자가 제자가 3천명이고 그 중 뛰어난 사람이 77명으로 소위 '70인의 제자'를 거느린 사람인데 자식교육은 신경을 안썼더라구요. 중이 자기 머리 못깍는다더니. 그말이 맞구먼.

하여튼 '한국을 교육열 세계 제1의 나라로 임명합니다" 제가 볼때는 교육열이 최고는 틀림없는데 쓸데없고 낭비적인 교육열이에요. 진정한 교육열에 미친 게 아니라 자녀혹사와 학교서열화, 돈출세에 미친 것 같아요.

최근 한국이 세계적으로 개망신 한번 당했는 거 아시죠.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입시위주의 조기교육이 청소년들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주는등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한국정부에 시정권고를 내린 것이다. 여러 나라에 빈곤이나 의료, 교육기회박탈문제에 대한 지적은 있었으나 과열교육 지적은 처음이라고 한다. 오직 했으면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참지 못하고 공식문건으로 처리했을까. 중학생부터 저녁 12시까지 공부해야 하고 심지어 국민학생까지 이 참혹한 혹사의 대열에 동참하고 있으니. 한국영화, "물레야, 물레야, 여인잔혹사"가 아니라 "학원아, 학원아, 청소년 잔혹사"다. 소파 방정환이 다시 살아난다면 무슨 심정일까. 기가 막힐 것이다.

한국이 청소년학대로 이렇게 찍힐 줄이야. 한국은 과거, 독재국가 그리고 60,70년 일본기생관광으로 낙인이 찍혔다. 물론 80년,90년대 들어와서는 '한강의 기적', 2000년 들어와서는 'IT강국'으로 알려졌다. 어렸을 때 오직 꿈에만 그리던 선진국 미국과 서독에서 요즘 젊은이들이 한국 삼성의 폴더형컬러화면 휴대폰이 선물1호라니 천지개벽도 이럴 수가 있나. 이것은 놀랄 노자다.

그런데 또하나 오명이 있었다. 제가 기자시절 신문톱으로 나온 기사에요. 자료실에 가보니 이런 기사가 없더라구요. 제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보도했다고 착각하고있죠. 1988년 외국잡지를 보다가 한국이 독재와 매춘의 국가였는데 남녀성불균형이 극심한 나라로 바뀌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그래서 인구통계를 파악하고 종합병원 신생아실을 조사해보니 특히 가장 보수적인 지역인 대구의 경우는 신생아 남녀가 120대 100까지의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지금도 초등학교 남자들의 경우 여자 짝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중에 장가갈 때 고생할끼다. 한여자가 남자두명과 사는 세상이 오겠지. 여자들은 좋겠구먼. 남자가 여자보다 많으니 성범죄가 걱정이래요. 그래도 돈많은 남자들은 여러여자 거느린다고 하네요. 일부일처가 맞는지에 대한 논의도 나중에 본격화된다는데. 나는 생활력도 없는데 쫒겨나지 않나. 마누라한테 더 잘해야지. 불쌍해서 못버리도록. 이헌태 니가 우에 그렇게 됐노.쯧쯧.

남녀성불균형의 이유는 단하나. 남아선호사상때문. 첫번째, 두번째까지는 낙태수술이 별로 없는데 세번째 임신부터는 성감별을 통해 여자만 거의 지워버렸다. 세번째 남녀비율은 거의 남자다.

낙태한 부모는 오죽 했으면 아기를 지웠겠나라며 이해도 하지만 그러나 내 상식으로는 납득하지 못한다. 어떻게 생명을. 이개월만 지나도 손발이 있다는데. '문화가 중요하다'는 책을 보면 "자궁에서 수태된 이후부터 첫 9개월동안의 유아생존 가능성을 놓고 본다면 아프리카와 인도가 미국과 캐나다보다 우월하다. 왜냐하면 인도와 아프리카에서는 낙태비율이 2-10%인데 비해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20-25%가 넘기때문이다. 어미의 자궁이 인위적인 태러에 노출되는 빈도가 그만큼 높은 것이다"

즉, 태어나서 굶주려 죽는 생명들은 아프리카가 많지만, 태어나기 전에 생명을 죽이는 수는 선진국이 많다. 누가 더 야만인인가. '문화상대주의'는 특정문화의 우월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한 인디언은 " 문명인들은 자신들이 대단히 앞선 문명을 갖고 있다고 여긴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하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문명의 기준에서는 그들은 훨씬 뒤떨어진 문명을 살고 있다"고 비난했다. 맞는 말이다. 문명의 기준이 뭐냐. 과학기술만 갖고 평가해서는 안된다. 생명에 대한 외경, 이웃에 대한 사랑 모두를 따져야한다. 그러면 선진국이 문명국에서 반문명국으로 바뀔라. 조만간 지금의 선진국이 반문명국으로 찍힐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머리에 든 게 많을수록 인간성을 거꾸로라는 말이 전혀 틀린 얘기가 아닙니다. 앞으로 우리는 배우지 맙시다. 잉. 무식하기는. 진시황, 분서갱유 아시죠. 농사책, 역술책 빼놓고 짱구 돌릴만한 다른 책을 다 불사랐어요. 그건 미친 짓이죠. 배우더라도 진실된 것을 배우자는거죠. 니나 잘해. 니 백두대간글도 보니까 잡동사니야.

저의 또다른 좌우명은 '열심히 살자'입니다. 대학에 보면 "군자는 항상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이 없다"라는 말이 있어요. '진인사대천명'이라는 얘기 아시죠. 최선을 다한 뒤에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또 중국역사상 가장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등소평, 왜냐하면 외세의 지배없이 저렇게 넓은 땅의 국민들을 다 먹여 살린 최초의 지도자이기때문. 그 등소평은 "헛소리는 적게 하고 일은 알차게 하라"고 늘 주변 수행원들에게 강조했더라구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잘 잡는 고양이가 최고"라는 '흑묘백묘론'을 펼친 장본인답습니다.

그런데 좌우명이라고 하면 이상하구요. 어떤 집 가훈을 보니 황당합디다. "빚보증을 서지 마라". 얼마나 패가망신해서 한이 맺혔으면. 요즘은 빚보증 서달라고하면 뺨때기맞습니다. 빚보증도 이제 추억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한다. 그런데 제가 이 대목은 자신은 없지만 나쁘게 살지는 않았거든요. 제생각에는 착하게 살자는 것과 같은 맥락이지만 남의 가슴에 못질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독하지 않은 편이에요.

세상에는 독한 사람들이 간혹 있더라구요. 이등박문을 암살한 안중근의사. 이등박문의 심장을 겨누고 총을 쐈죠. 안중근의사같은 분은 보통사람이 아닐 것 같아요. 독하다, 독해. 임진왜란때 적장을 껴안고 동반자살한 논개도 독하지. 시인 변영로는 '논개'라는 시에서 "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는 더 푸른 그 물결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라고 노래했다. 애국지사와 겨레의 영웅 반열에 오를려고 하면 독해야해요. 용광로 같은 뜨거운 가슴이 있어야해요.

또 조선시대 퇴계의 11대후손이며 3대에 걸쳐 문과급제를 한 내고향 안동의 '향산 이만도'라는 선비가 있었다. 구한말 나라를 잃자 단식에 들어가 24일만에 죽었다. 임종시 손자들에게 " 어렸을 때 과거에 급제하기 전까지 오므린 왼쪽 엄지손가락을 펴지 않겠다고 결심하였다가 급제후에야 비로서 엄지손가락을 펼쳤다"면서 공부를 권하였다. 독한 사람이다. 어떻게 손가락을 펴지않고 생활할 수 있나. 거짓말인가, 진짜인가. 나는 출세 안하면 안했지 그래는 못하겠다. 독하다, 독해

독한 사랑이 있다. 고려시가 만전춘에는 " 얼음위에 댓잎자리 보아/ 님과 내가 얼어 죽을 망정/ 정든 오늘 밤 더디 새오시라, 더디 새오시라" 얼음 위에서 얼어 죽을 각오로 사랑하고 이밤이 새지말라는 간절한 사랑, 소름끼치는 지독한 사랑이다. 이정도 사랑할 사람있으면 손들어 봐요. 얼음위에 있는 것만해도 등골이 오싹한데. 불교에서는 애착도 나쁘다고 했어요. 죽은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49재이후에도 다음 세상으로 못 가고 구천을 헤매는 것은 좋지 않대요.

저사람도 독한 사람인가. 중국에서 가장 뛰어난 역사가. 불후의 명작 '사기'를 지은 사마천말이에요. 역적을 옹호한 죄로 죽게될지도 모르자 살아서 오직 '사기'를 지어야겠다는 일념하게 거세(성기 자름)해서 목숨을 건졌다죠. 우리같아서는 콱 죽었을낀데. 날마다 치욕을 참으면서 역사를 썼다죠.

당나라 초기, 중국 최초의 여왕인 측천무후는 딸을 죽이고 또 아들인 황태자마저 죽이고 그 자리에 올랐고 나라마저 주나라로 바꾸었다. 결국 쫓겨났던 그의 아들이 다시 왕으로 복귀, 당나라로 복원되었지만. 자식을 둘이나 죽이면서 왕이 된 여인. 이는 영국의 '철의 여인', 대처수상은 명함도 못내민다. 어떻게 자식을 둘이나, 아버지도 아니고 자신의 배속에서 아프게 낳았던 어머니가, 악마가 아닐까. 로마 네로황제는 어머니와 이복형제들을 죽인 패륜아였죠. 이런 케이스는 독한 케이스가 아니고 미친 케이스겠죠.

다시 거지얘기로 돌아와서, 거지들을 볼때마다 적선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각자 알아서 삽시다. 나는 줄때도 있고 안 줄때도 있고 내 마음대로 살겠습니다. 그러나 거지가 없는 세상이 되도록 기원하고 노력합시다.

아시다시피 외환위기이후 노숙자들이 급증했다. 내가 어릴 때는 너무 가난한 시절이라 거지가 다반사였다. 각설이 타령은 우리시대의 흔한 풍속도였다. 근래 사라지는듯하다가 외환위기이후는 깡통밥그릇 대신에 작은 이불을 싸들고 다니는 대도시 노숙형 거지들로 바뀌었다. 가족거지도 있었다. 옛날거지가 전국을 떠돌아다닌 자유형 각설이 거지들인데 반해.

예나 지금이나 걸인중에는 도인 같은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다. 긴 머리에 눈은 빛이 나는 사람도 있었다. 마치 예술가, 철학가인것처럼. 진리를 찾아 떠도는 인도의 고행승처럼. 탐욕과 이기에 찌든 속인들을 보면서 비웃고 있는 지도 모른다. 도인과 걸인, 환경운동가가 다 같이 자유와 진리, 생명의 새로운 길을 나서는 탐험가, 도전가, 개척자로 비쳐졌다.

위령제에 참석하면서 나는 환경운동가들의 외침을 다시한번 생각해봤다. 환경운동이 처음 나왔을때는 개발의 논리에 묻혀 외면을 받았을 것이다. 지금은 점점 그들의 목소리가 커져가고있다. 조만간 대세를 이룰 것이다. 대학교때는 데모가 나의 직업인 데모꾼이었지만 대학졸업후 이 같은 행사에는 솔직히 처음이다. 그만큼 내가 변한 것도 있지만 세상이 변했다고 본다. 환경운동 만만세.

열자편에 나오는 '우공이산'의 고사가 생각난다. 왕래에 지장을 주는 산을 옮기겠다는 90살 노인을 보고 다들 미쳤다고 했다. 한국말로, 바위에 계란치기. 그러나 그 노인은 손자의 손자, 자자손손으로 끊기지 않고 하면 성공할 것이라며 작업을 시작한다. 산을 지키는 신이 괴로워서 천제에게 호소해 드디어 감동한 천제가 산을 옮겼다. 환경운동을 보면서 '우공이산'을 생각했다. 하늘의 감동이 아니라 인간이 못 견디어서 인정할 날이 올 것이다.

환경운동을 하는 신현림이라는 시인은 책속에서 "나는 최선주의자이므로 되든 안되든 노력하다 전사할 것"이라고 말했더라구요. 전사라는 말, 멋있죠.

하루하루 헛되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베레스트산에서 죽은 동료의 딸과 함께 그 동료의 무덤을 다시 찾은 릭리지웨이가 쓴 '아버지의 산'에서 죽은 조나단은 일기를 통해 "나는 매일매일을 내 생에 유일한 날처럼 살려고 노력할 것이다. 많은 날들을 낭비했고 분명 앞으로도 더 많은 날을 낭비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현실을 경험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두려워 하지 않는 법을 배울수 있다"고 썼다.

중국말에 '일신, 우 일신' 이라는 말이 있다. 하루하루가 새로워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대학후배인 엘지카드의 하양욱차장이 어느날 자기집 딸의 일기장에 " 나는 내일이 기다려진다. 무슨 또 일들이 벌어질까. 너무도 가슴 설렌다"고 적힌 글을 보았단다. 얼마나 깜찍한가. 이 어린 얘를 누가 어른보다 못하다 할 수 있을까. 얘보다 못한 어른이 부지기수. 나도.잉.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대지주의 딸 스칼렛 오하라가 몰락하면서도 꿈과 야망을 잃지않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는 유명한 말로 영화를 마쳤다. 그런데 사실 원문에는 " 내일은 또다른 하루의 시작이다"거든요.

'일신. 우일신'하는 좋은 방법하나를 소개해드리죠. 헤르만 헤세가 제시한 방법. " 매일 아침 한순간만이라도 하늘을 쳐다보는 습관을 갖도록 하라". 좋은 방법같네요. 써먹어보세요. 아니면 그만이고. 평소대로 그냥 사세요. "니 인생이나 잘살아"라구요. 내가 잘 애용하는 말 , "지랄일세 "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취임하는대로 매일 마음속으로 대뇌어야하는 말이 있다. 중국 송나라때 인종황제는 매일아침 옥좌에 나올 적마다 반드시 "세상은 잘 다스려지고 있는가"라고 자신에게 물었다고 한다. 인종때는 구양수나 사마광등 수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배출되어 문화가 활짝 꽃피어 '경력의 치'라고 불려지고 있다.

그리고 쉴때는 쉬더라도 일 할때는 몸을 바쳐 일해야해요. 만주오랑캐로 중국을 통일한 청, 청의 성군인 옹정제는 매일밤 12시에 잠들고 새벽4시에 일어나 일을 했더라구요. 자기 스파이를 파견해 지역민심도 늘 체크했구요. 조금 심한 케이스지만 중국을 첫 통일한 진시황의 결재량도 어마어마했다고해요.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았던 그는 매일 30킬로그램의 서류를 처리했다고 하네요. 항상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앞서 가는 대통령이 되어야겠죠.

어쨌든 내일의 희망을 갖고 오늘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이 같은 생각이 인생을 사는 가장 현명한 비법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운동도 지금은 보잘것없지만 감동을 준 '우공이산'의 심정이라면 전진할 것으로 본다.

이번에 시화호에서 마련된 위령제를 가게된 것도 요즘 백두대간 종주가 계속 순연되고 있어 햇빛쇄기, 바람쐬기 차원도 있다. 이유는 심상준총무가 지난 태백산산행때 하산길 자연눈썰매를 타다가 엉치뼈가 부딪치는 사고가 났는데 계속 낫지를 않아서다. 뼈에 금가지는 않았지만 계속 걷기가 힘든 모양이었다. 1월 18일,19일 계획이 다시 일주일 늦춰졌고 다시 2월 8일로 최종 연기됐다. 2월 달에 한번 더 가기로 하고. 그러면 매달 한번씩 가는 계획은 차질이 없게 된다.

심총무는 미안했든지 '백두대간 한걸음 이어가기' 사이트에 '불초한 저 때문에 면목없습니다'라는 사죄의 글을 띄웠다. 너무 좋은 말이 있어 원문을 전한다.

"제가 산을 다니면서 후배들 또는 친구들 심지어 선배들에게도 하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산을 절대 경망스럽게 다니면 안된다. 항상 산에 겸손하면서 다감스럽게 다녀야한다. 이기려고 한다든가 자신을 뽐내려 다니는 산은 산을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 또는 욕망을 채우려 다니는 것이 아니냐'하는 식으로 말하곤 하였습니다. '봄에는 갓 돋아나는 새싹 하나라도 다치지 않게 걸어야하고 여름에는 더위를 이겨가며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그치지 않게 조용하여야 하며 가을에는 벌레먹어 떨어진 낙엽일지라도 발밑에서 바스러지지않게 조심스럽게 발길을 놓아야하고 겨울에는 나뭇가지에 쌓여있는 흰눈이 그곳에 그렇게 있을 수 있게 발걸을 놓아야한다. 먼지 쌓인 메마른 길에서는 앞사람의 걸음걸이에서 일어나는 먼지가 뒷사람의 코를 간지럽히지 말며 물이 고인 산길에 물 튀어 길가의 들꽃에 흙물이 묻지않게 걸어야 한다'고까지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내가 왜 그렇게 경망스럽게 굴었는지. 정상에서 술도 많이 하지 않았는데 그런 경거망동을 하였습니다. 태백산 일출이 저를 황홀경에 빠뜨렸는지, 영래 형님 이야기대로 천제단에서만 절을 하고 떠오르는 태양의 장엄함 앞에서 머리숙이지 않고 곳곳이 쳐다봐서 그런지 여하튼 그렇게 가볍게 산행을 하지 않은 저로서는 이해못할 가벼움이 사고를 불렀습니다. 앞으로 절대 조심하겠습니다"

그런데 옛문헌에 보면 우리 선조들은 입산 할때는 신성한 산을 더럽힐 까봐 조심 조심했더래요. 대소변통도 가져갔을 정도. 잉. 그리고 신성한 곳에서는 함부로 떠들지 않았구요. 산신령이 화날까봐. 중요한 사실 하나. 산에 오른다는 말을 하지 않고 산에 든다고 했대요. 당연 자연정복이니 산정복이니하는 오만방자, 안하무인은 완전사절. 사실 산에 숨이 헉헉 차 오르면서 또 까불다가는 죽으면서 정복은 무슨 정복. 우리가 학생때 유명했던 동아출판사의 학습지, '완전정복'이냐.

하여튼 심상준총무. 부럽다. 형님이 없으니 우리 백두대간 종주팀이 꼼짝도 움직일수가 없구나. 인간유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이헌태식 또 나갑니다.

1) 꼭 필요한 사람, 중국고사에 '국사무쌍'이라고 하더라구요. 한나라안에 둘도 없는 훌륭한 인재라는 말인데, 가령 한고조 유방을 도운 신하 '한신'. 심상준총무가 이에 해당 2) 필요한 사람, 남에게 즐거움과 깨우침을 주는 이야기꾼 노예, 이솝 같은 존재. 3) 있어도 큰 득은 없지만 없으면 아깝고, 소위 계륵 같은 존재, 닭갈비는 먹으려 하면 먹을 것이 없고 버리자니 아깝다면서요. 4)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 홍어X과 같은 존재, 아시죠, 만만한게 홍어뭐라고 5) 없으면 좋을 사람, 한국의 정치인, 나름대로 노력은 하는데 국회의원뺏지를 달려고 국가와 국민을 외면한채 너무 싸우는데 몰두 6)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사람, 과거 겨울철만 되면 나타나서 생명을 앗아가는 연탄까스 같은 존재.

보너스하나, '만만한 게 홍어x'이라는 말 아시죠. 유래가 뭔지 아세요. 뭔지는 모르겠으나 길다란 작대기가 몸양쪽에 붙어있잖아요. 첫째는 바다속에서 이 고기도 건드리고 저 고기도 건드려서, 즉 이 고기도 툭 치고 저 고기도 툭쳐서 만만한게 홍어뭐로 붙여졌고요 둘째는 어부에 의해 잡히고 난뒤 상자에 넣는 바닷가 여자들이 홍어를 잡을때 잡기 편하다고해서, 만만한게 홍어뭐로 붙여졌고요 세째는 짤라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해서 만만한게 홍어뭐로 붙여졌다네요. 믿거나 말거나. 제가 홍어가 되어보지 못해서. 그런데 바다속에 살다가 아무 고기가 와서 툭툭치면 기분이 나쁘나 좋으나. 가지가지겠죠. 바다 고기들사이에는 성희롱처벌법이 없나.제가 볼때는 뭐내놓고 다니는 홍어가 처벌받을걸요. 미친 고기니까.그런데 그 미친 고기는 왜그렇게 비싸요. 고기중에는 제일 비싼 것 같아요.비싼 이유가 다 그것때문이라구요. 넘어갑시다. 그런데 고기들은 다 나체족이죠. 아담과 이브도 에덴의 동산에 처음살때는 부끄러움이 없었데요. 그런 낙원이겠죠.

어쨌든 나는 위의 종류중에 어떤 사람일까.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동료그룹에서. 나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에 해당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헌태, 반성해. 모기들어가서 소리로, "네"

그런데 변명같지만. 장자왈 "선을 치우치지않고 악에 기울어지지 않는 무심의 경지를 지켜 자연 그 자체를 생활의 근본원리로 삼는다면 내 몸을 보지하고 내 목숨을 구하여 부모에 효성을 다하고 천수를 다할수 있는 것이다"고 말씀했다. 자꾸 반성 안할래.

착한 일을 많이해야죠. 장자얘기는 다시는 안할계요. 장자얘기하다가 다치겠다. 그런데 말장난할 때 가운데 장자가 장자 장짜유. 사실 장자말씀은 현실성이 떨어진 이상적인 내용이 많아요. 현실적대안과는 거리가 멀수도 있다. 장자자신도 "나도 꿈꾸고 있다"고 고백했데요. 장자가 그랬는데 하물며 이헌태가 오락가락 할 수 있죠. 또 반성안하지. 알겠습니다. 착한일 많이 하면서 삽시다. 다다익선. 아시죠.

제가 위령제에 참석하고 이 글을 마치면서 솔직하게 고백할 게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 조개구이 먹으러 간 것도 있어요. 솔직히. 대략 30%정도는요. 제가 이날 행사에 참석하기위해 만든 논리 좀 들어보실래요. 바쁘신 분은 할수없고요.

"갯벌이 있어야 싱싱한 조개가 있고 그래야 맛있는 조개구이를 먹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조개가 불쌍하다구요. 인간들 입에 들어가는 것은 자연의 순환이고 불교에서 말하는 보시죠. 괜찮아요. 하여튼 결론은 조개를 먹기 위해 갯벌을 살려야 합니다"

얼마나 완벽하고 기가막힌 논리입니까. 황당하다구요. 서해안 갯벌생명살리기운동을 펼치는 분들 욕보이는 짓이라구요. 사실 논리는 단순한 데는 찾아야 해요. 제가 처음에 '해방조개'를 소개했죠. 인간의 삶의 터전을 보존하는 게 환경운동아닌가요. 제 논리가 어처구니 없지만 진리가 담겨있어요. 잘 생각해보세요. 계속 말장난하냐구요.

이날 백두대간팀 몇몇, 탁무권선배, 심상준총무,나, 그리고 심총무후배등 4명은 행사가 끝난 뒤 인근 바닷가 제부도에 가서 조개구이 3만원어치, 와 싸데. 동죽, 피조개,키조개,석화굴,소라등등. 하얀 목장갑과 집게, 가위를 갖고 한 바구니 분량이나 구워 먹었어요. 짭조름한 살맛이 기가 막혔다.

소주 3병 까고 얼큰하게 취해서 집에 왔어요. 배속에는 조개살밖에 없었죠. 내 살이 조개살로 바뀌는 것 같았어요. 하여튼 내 정신으로는 환경운동을 다시 생각한 하루였고 내 몸은 조개로 포식한 날이었어요. 몸과 마음이 푸짐한 날이었어요. 이것이 바로 지상낙원이 아닐까요. 술취해서 그냥 잤어요. (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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