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기업을 억지로 끼울 필요가 없습니다.
직접 입찰에 참여하십시오".
SI(시스템통합) 벤처인 (주)위니텍은 최근 제주소방본부로부터 이 같은 제안을 받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소규모 공사조차 대기업을 선호하는 공직사회의 경직된 현실을 감안할 때, 지역 중소기업에게는 파격적인 제안이었기 때문이다.
소방관제 시스템 전문 SI업체 위니텍(www.winitech.com)은 특성화를 통한 기업 경쟁력의 강화만이 중소기업이 살 길이라는 사실을 새삼 보여주고 있다.
1998년 위니텍이 경북대 전자계산소와 함께 대구소방관제시스템의 시범사업을 맡았을 때만 해도 "지역 중소기업이 제대로 일을 해낼 수 있겠느냐"는 의심스러운 눈길이 많았다.
그러나 대구전체의 소방관제 시스템을 완성하고, 3단계(2003년~2005년)로 기술적 보강을 앞둔 대구소방은 전국 최고의 소방관제 시스템을 자랑하게 됐다.
대구소방관제 시스템의 위력은 지난 9월 태풍 '매미'가 지역을 강타했을 때 유감없이 발휘됐다.
대구소방의 경우 하루 평균 1천500~2천 건의 신고전화가 들어오고 있는데, 태풍 '매미'가 불어닥친 9월12일 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접수된 신고전화는 무려 1만3천200건에 달했다.
하지만 대구소방관제 시스템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었다.
일반적인 전산시스템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결과는 시민들의 재산과 생명의 보호로 이어졌다.
이날 대구소방은 모두 650건의 출동상황을 기록했다.
지휘차를 포함해 대구소방 전체 차량이 240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상황 대처의 효율성을 보여준 셈이다.
삼성SDS와 LG CNS 등 대기업이 참여, 1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서울소방관제시스템이 '부적격' 판정을 받아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것과 대비하면, 75억원으로 완성된 대구소방관제 시스템은 모범 사례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위니텍은 전국 소방 및 재해관련 시스템에 빠질 수 없는 사업자가 됐다.
소방과 재해관련 유관기관을 연결하는 서울시 통합방재시스템 구축에 SK C&C와 참여했고, 행자부 소방국 119안전신고 및 긴급구조지원관리 시스템도 위니텍이 맡았다.
제주, 대전, 부산, 울산, 광주 등의 소방관제시스템을 수주한 대기업 역시 모두 위니텍을 파트너로 요청했다.
대기업의 역할은 하드웨어 제공 등에 그치고, 시스템의 핵심인 솔루션과 운영프로그램 개발은 위니텍의 몫인 셈이다.
강은희 대표는 "소방관제 시스템은 1년 365일 24시간 가동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술수준이 높은데다 종합기술을 필요로 해서 규모의 경제를 생각해야 하는 대기업은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부문"이라며 "시스템 모듈화를 통해 세계적 소방관제 솔루션 업체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고 소방관제 시스템 솔루션사로 자리를 굳힌 위니텍은 실용신안과 특허 각 1건씩과 26건의 프로그램 등록을 보유하고 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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