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의 소리-불안한 직장생활

입력 2003-12-12 09:14:31

'오륙도', '사오정', '삼팔선'…. 경기 침체로 직장인에게 몰아닥친 구조조정 바람이 30대까지 내려왔다.

낮아지는 퇴출 연령과 고용 불안 속에서 샐러리맨들은 이직과 퇴직, 창업 등을 고민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야후! 코리아'가 지난 10일부터 6천274명을 대상으로 '직장을 그만 두고 싶을 때 당신의 해결책은?'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54%(3천406명)가 '가족을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미래를 생각한다'(19%, 1천202명), '카드빚 등 경제난을 생각한다'(15%, 985명), '실직의 고통을 생각한다'(9%, 619명), '회사를 생각한다'(1%, 81명)고 했다.

힘들어지는 직장 생활에 대한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끝까지 버티자

어느날 갑자기 인사부에서 나를 부른다면? 언젠가는 부를 것이다.

나이들어 창조적인 면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뒤지니까…. 직원 줄여 인건비 절감으로 수지를 맞춰나가는 회사에 무슨 미련이 있을 것인가. 어차피 망할텐데….

수명이 연장되어 80살 정도에 죽는다 치자. 오륙도인 56살에 직장에서 나온다 하더라도 근 24년을 살아야 하는데…. 애들은 자기 생활하기 바쁠 것이고(돈 달라고 하지 않으면 효자지) 마누라는 늙고 무엇을 해야 하나. 잘못 사업하다간 망할 것 같고…. 이런 생각하면 먼저 늙는다.

세상이 비참해진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최소한 24년을 지낼 평생직업이 뭔지 직장 다닐 때 준비하자. (lhosunggi)

▨변화없인 기회도 없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밝은 미래를 보지 못하면서도 그 회사에 계속 남아있는 것은 박차고 나갔을 경우 현재의 직장보다 더 못한 대우를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일 것이다.

나도 직장생활을 9년간 하다가 자영업을 한지 이제 5년차이다.

처음 대기업을 그만 둘 때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별거 아니었다.

마음 먹기에 달린 것 같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무엇이 어렵겠는가? 변화를 두려워하면 결코 발전이 있을 수 없다.

비전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과감히 박차고 나서는 결단도 때로는 필요할 것 같다.

(parabridge)

▨창업 성공하기도 힘들다

다들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있는 직장을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 방법을 생각하는게 낫지 자영업한다고 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착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요즘 너무 창업을 조장하는데 10명 중 7, 8명은 망한다.

(runina11)

▨직원도 사장입장을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사업을 하면서 집 두채를 다 날리고 지금은 월세를 살고 있다.

그런데 차마 직원들을 감원할 수가 없어서 돌아가면서 무급휴가를 하자고 건의했다가 파렴치범이 되고 몰매 맞는 줄 알았다.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지만 아파트 13층 베란다에서 1층을 내려다보니 너무도 가깝게 느껴질 때도 있다.

현재는 일하는 만큼 적자이지만 열심히 일하려고 한다.

적어도 파렴치범은 되지 않아야 하기에…. 단 한명만이라도 사장을 이해해주는 직원이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

나를 바라보고 사는 가족과 직원을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살려고 한다.

(moonlsls)

▨삶의 자세가 중요

예전에 38선, 그러니까 비무장지대(휴전선)에서 군생활을 했었다.

그 무시무시했던 38선을 실제로 접하니 "별거 아니네"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마 지금 직장에서 얘기하는 38선도 사실은 별게 아닐 것이다.

38세면 직장생활을 10년쯤 한 과장 말년이나 차장 초년차인데 군대로 얘기하면 상병 말 호봉 정도 된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한 부류는 열심히 고참들을 위해 봉사했으니 자신도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아랫 사람을 못 살게 굴고 잔머리를 굴리는 쪽인데 사장 입장에서 돈 주기 아까운 사람들이다.

또 한 부류는 제대를 앞두고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다.

나이는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자세와 생각으로 삶을 사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kjih00)

정리=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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