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끌어안았던
강물을 뒤로 한 채
달빛만 가득 싣고
생을 마친 폐선 한 척
자신이
건너갈 것도 아니면서
강을 놓지 못하네.
민병도 '폐선'
민병도 시인은 참 바쁘다고 알고 있다.
화가이기도 한 그는 여기저기 무척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그렇게 바쁜 가운데서 자신을 찾는 사람은 오히려 조용해지면 불안해 하는 법이다
그래도 민 시인은 객관적으로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있는 시인이다.
이 시는 삶을 마친 배가 강가에 버려져 있는, 고요한 정적인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 속에서 우리 삶을 함께 말하고 있다.
쉽게 떨치지 못하는 삶에의 미련이랄까 집착같은 것, 어쩔 수 없는 삶에의 한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