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효행상 받는 영양군 김호칠(56)씨

입력 2003-12-10 13:41:34

영양군 석보면 소계리 이장 김호칠(56)씨는 뇌성마비 4급 장애인이다.

그러나 그는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도 매일 오후 3시50분이면 어김없이 마을앞 신작로에 나간다.

경로당을 다녀오는 연로한 아버지(94)를 마중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면사무소에서 쥐꼬리 이장월급 12만원을 받는 날도 통닭 한마리와 됫병 소주를 사들고 아버지에게 달려간다.

그는 매일 새벽5시면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행여 아버지가 깨실까봐 조심조심 집을 나서 마을에 있는 폐교에서 운동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운동을 시작한 것도 아버지 때문이다.

"뇌성마비 장애인인 탓에 아버지를 제대로 모시려면 먼저 내가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김씨는 이런 효심이 알려져 제28회 삼성효행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그는 오는 15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상을 받는다.

장남인 김씨는 29세때 결혼했다.

그러나 건강문제로 아내와 6개월 만에 헤어졌고 이후 지금까지 혼자 살아왔다.

6남매를 키운 김씨의 어머니도 15년 전 오랜 병고 끝에 숨졌다.

김씨는 이때부터 홀로 된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있다.

틈만 나면 아버지가 다니는 경로당을 찾아 다른 어른들의 말벗이 되어주기도 한다.

김씨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마을반장 10년, 새마을지도자 5년, 영농회장 3년, 그리고 이장을 4년째 맡고있다.

이 마을 신차녀씨는 "천성은 곱지만 장애인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며 이장 임명때 반대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이장을 그만둘까봐 걱정한다"고 했다.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 16만원과 고향을 떠난 형제들이 조금씩 보태주는 돈으로 어려운 살림을 꾸리고 있다.

그래도 영양 장날마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고등어와 꽁치, 소 사골을 구입해 봉양한다.

김씨는 요즘 건강이 좋지않다.

뇌성마비 합병증세로 목이 아파 자주 병원에 다니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에겐 병원출입 사실조차 숨기고 있다

"아버지가 웃으시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