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선자금 특검도 검토

입력 2003-12-10 11:36:03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의혹 특검에 이어 여야 대선자금 특검카드를 다시 꺼낼 태세다.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이나 측근비리보다는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에 더 집중되어 있는 검찰수사에 끌려가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상황을 방치했다가는 SK비자금 사건 때보다 더 큰 상처를 입게 되고 나아가 노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 재의결로 한나라당쪽에 유리하게 조성되고 있는 정국의 흐름을 놓치면서 총선에도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9일 "검찰 수사가 정권과 공모한 기획수사라는 의혹을 자아내고 있는 만큼 대선자금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다"면서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는 일이 정치개혁 이전에 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홍사덕 총무도 "비상한 각오로 검찰의 편파 수사를 타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이같은 움직임이 실제 특검법 제출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단 한나라당에 대한 검찰의 압박강도를 낮추려는 맞불작전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선자금 특검은 한나라당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양날의 칼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으로서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대선자금 전반에 대한 특검을 실시할 경우 자칫 당이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여론의 비판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노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 재의에 적극 협조했던 민주당도 이를 의식, 대선자금 특검을 거론하기에 앞서 불법적으로 받은 돈을 먼저 밝히라고 요구하고 나서는 등 상황은 대선자금 특검에 유리하지 않은 형국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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