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통합 확실시, 현역간 공천 맞대결

입력 2003-12-06 10:36:35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통합이 확실시되는 칠곡과 성주.고령은 3일 주진우 의원이 노량진 수산시장 입찰방해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내년 총선 출마 여부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선거 구도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당초 성주 출신인 주 의원과 칠곡의 이인기 의원 등 현역 의원끼리 맞붙어 서로 상대 지역에 대한 공략에 나서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이 곳은 주 의원이 대법원의 상고심에서 2심 판결을 뒤엎지 못한다면 현역 의원간 대결은 무산되고 이 의원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주 의원간의 경쟁에 쉬 결심을 하지 못하던 인사들도 새로이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 의원의 대법원 상고심 결과가 이 지역의 선거 구도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칠곡출신 4명, 성주출신 4명 정도다.

특히 출마 예상자들은 지역구가 합쳐지면서 3개 군지역의 각종 행사장에 빠짐없이 참석,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일단 소지역주의 성향이 강한 농촌 선거라는 점에서 인구수나 유권자수가 적은 성주.고령 출신보다는 칠곡 출신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인다.

10월말 현재 칠곡이 인구 10만5천명에 유권자는 7만6천500여명, 성주는 인구 4만9천명에 유권자 3만9천명, 고령은 3만5천명의 인구에 유권자가 2만5천명 정도.

그동안 이-주 두 의원간 대결 구도 탓에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져 기본 구도가 허물어질 수 있는 만큼 기타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질 전망이다.

칠곡과 성주 출신들은 서로 출신지역에서는 기본 점수는 딴다는 가정 아래 상대 지역 주민들에 대한 접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칠곡 출신의 숫자가 성주 출신보다 훨씬 많다는 점에서 성주.고령표의 결집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선거판도를 불투명하게 만들 것이라는 성급한 분석도 나온다.

주 의원의 항소심 이전까지는 이 의원과 주 의원 두 사람이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도 공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물론 이 의원이 가장 앞서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강력한 경쟁자를 확실하게 따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화려한 경력의 '신인'들도 한나라당 공천을 노리며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어 속단은 금물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없지 않다.

이는 현역 국회의원 두 사람 모두 지역에서 정치적으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기 때문이다.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게 내 트레이드 마크"라는 이 의원은 더욱 지역 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선 제압용이다.

16대 총선 이전을 연상케 할 정도로 성주와 고령지역 주민들과의 접촉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칠곡군 왜관읍에 거처를 마련하는 등 칠곡 파고들기에 주력해 온 주 의원은 당분간 대법원 상고심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선거 준비는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두 현역 의원 외에 부쩍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물은 조창래 전 대구지방경찰청장. 지난 6월 성주읍에 사무실을 개소한 후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출신지인 성주는 물론 고령과 칠곡까지 각종 행사장에 나서 얼굴 알리기에 열심이다.

이외수 전 국가정보원 대구지부장도 뒤늦게 대열에 합류, 낮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회 전문위원 경력 등 중앙 정치권과의 폭넓은 교류를 장점으로 내세우며 벽진이씨 문중과 식자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장영철 전 노동부 장관의 거취도 이 지역 선거 판세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직도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지난 총선 때 출마설이 나돌았던 이수증 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사장도 최근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번에는 저번처럼 중간에 뜻을 접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공천을 노리고 있는 박영수 관광공사 부사장은 최근 왜관읍에 사무실을 개소, 공식출마를 선언했다.

불모지라는 약점을 감안하고 후발주자답게 최근 각종 행사에 부지런히 참석,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최도열 민국당 사무총장도 '만년 2등' 졸업을 위해 삼세판을 외치고 있다.

최 총장은 "고령.성주지역은 확실한 득표력을 갖고 있으며 공기도 좋아 칠곡을 집중적으로 누비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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