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03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U20)에서 북중미 강호 미국에 일격을 당했지만 천신만고 끝에 조 3위로 16강에 합류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알-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F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에드 존슨에 페널티킥 골을 두차례 허용하며 0-2로 완패했다.
한국은 이로써 종합전적 1승 2패로 독일(1승2패)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에 앞서 미국(2승1패), 파라과이(2승1패)에 이어 조 3위를 차지해 전체 6개조 3위팀 가운데 4팀에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각조 3위 가운데 F조의 한국을 비롯한 UAE(A조), 캐나다(C조), 이집트(D조)가 각각 16강행 막차를 타는 행운을 안았다. 멕시코 4강 신화 재현을 노리는 한국은 오는 8일 저녁 11시 D조 1위 라이벌 일본과 숙명의 16강전을 벌인다.
한국은 안정된 수비로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았지만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페널티킥을 두 차례 허용한게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주포 정조국을 빼고 김동현을 원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수비를 두텁게하며 플레이메이커 보비 콘베이에서 골잡이 에드 존슨으로 이어지는 공격 활로를 끊는 전술을 구사했다.
전반 초반에는 주장 김치곤이 이끄는 포백라인이 이들을 포함해 14세 축구신동 프레디 아듀의 왼쪽 측면 돌파도 적절히 봉쇄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안정된 수비력를 과시하던 한국은 전반 13분 콘베이가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할 때 선수들 간의 몸싸움 과정에서 일어난 반칙으로 존슨에 페널티킥 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기선을 제압당했다.
한국은 이에 굴하지 않고 전반 24분 주포 김동현이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백헤딩슛을 날리는 등 고감도 테크닉을 선보여 다시금 기세가 살아나는듯했다. 하지만 어이없는 선제골을 내줬던 한국의 불운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전반 24분 콘베이가 오른쪽 페널티지역 모서리에서 파고드는 순간 김치곤에 걸려 넘어지면서 존슨에 또다시 페널티킥 골을 헌납하며 한순간에 무너진 것.
미국은 이후 수비 라인에서 패스를 돌리며 시간을 버는 수법으로 빗장을 굳게 걸어 잠그며 점수를 지키는 작전을 구사하되 간간이 날카로운 크로스로 역습을 시도했다. 반면 한국은 오른쪽 날개 이종민의 측면 돌파만 돋보였을 뿐 수비와 공간이 벌어지고 김동현마저 코크레인의 그림자 수비에 꽁꽁 묶이면서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후반 들어 한국은 3점차 이상으로 패하지만 않으면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추격에 고삐를 당기기 보다는 수비를 한층 강화하면서 추가 실점을 하지는 않는데 전력을 기울여 추가골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북중미 복병 파라과이가 짧은 패스에 이은 빠른 돌파의 진수를 선보이며 단테 로페스와 넬손 발데스 아에도의 연속골로 '전차군단' 독일을 2-0으로 제압했다.
D조의 일본은 후반 34분 터진 히라야마 소타의 결승골로 이집트를 1-0으로 꺾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고 E조의 아일랜드는 스테판 파이슬리와 스테판 켈리의 연속골로 멕시코를 2-0으로 완파하고 역시 조 수위로 합류했다.(연합뉴스)
사진 : 미국과의 경기가 끝난 직후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머물러 있는 한국청소년대표팀.
◆6일 전적
△D조
콜롬비아(1승2무) 0-0 잉글랜드(1무2패)
일본(2승1패) 1-0 이집트(1승1무1패)
△E조
코트디부아르(1승2무) 0-0 사우디아라비아(2무1패)
아일랜드(2승1무) 2-0 멕시코(1무2패)
△F조
미국(2승1패) 2-0 한국(1승2패)
파라과이(2승1패) 2-0 독일(1승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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