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근 지사 '금배지 꿈'

입력 2003-12-05 11:38:44

이의근 경북도지사〈사진〉의 향후 거취문제를 두고 갖가지 소문이 무성하다.

임기를 2년 반이나 남겨둔 시점에서 다소 이른 반응. 그러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단체장 사퇴시기 문제가 부각되자 이 지사 거취를 둘러싼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사석에서 만난 지인들에게 "어떻게 운신하는 것이 좋겠느냐"며 자문을 구하는 등 거취에 대한 갖가지 입소문에 촉각을 곤두세워 반응을 살피고 있다.

거취를 둘러싼 소문은 크게 세 가지. 먼저 국회를 통해 정치 무대에 등단하는 것. 이 지사는 4일 최종적으로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발표했다.

그렇다고 미련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이 지사는 최근 언론인과 만난 자리에서 비례대표(전국구)를 통한 국회 진출 가능성에 대해 어느 정도 마음을 두고 있음을 비쳤다.

중앙 정치권의 '러브 콜'이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 보겠다는 뜻.

또 다른 소문은 '차기 총리 내정설'이다.

이 지사는 부인하지만 도청 내부에는 "차기 총리에 대해 청와대로부터 언질이 있었다"는 말 그대로 '카더라' 통신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사는 "길어봐야 일년짜리 총리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대권 도전' 소문도 있다.

최근 한 월간지가 이 지사를 포함한 전국의 민선 3기 연임 광역단체장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기사에서 대권 도전을 다루기도 했다.

실제로 이 지사는 아직 전국적인 지명도나 정치적 배경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도지사 선거에서 100만표를 얻었다.

대구.경북을 합치면 200만표는 가능하다고 보는데 이는 결코 적은 득표가 아니다"고 했다.

대선뿐 아니라 장차 대구.경북이 통합될 경우 통합단체장 출마나 대권 도전의 세(勢) 결집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일단 이 지사는 변화무쌍한 정치적 환경을 감안한 듯 1%의 가능성이라도 열어두겠다는 뜻에서 긍정도 부정도 않고 있다.

한편 이 지사의 최측근 한 인사는 "도지사의 정치무대 진출은 모두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하고 "꿈이 있다면 지역 대학에 남아 후진을 양성하는 일로 안다"고 했다.

이 지사도 대학에서 받아준다면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일단 이 지사가 향후 거취에 대해 여러 모로 고민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도청내 한 공무원은 "업무 보고를 받을 때와 정치문제나 정보보고를 들을 때의 눈빛이 다르다"며 "도정을 꼼꼼히 챙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마음 한 켠에 다른 생각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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