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동대구로 수목 보존해야 한다

입력 2003-12-05 09:20:26

지난 여름 태풍 '매미'를 계기로 도시의 안전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동대구로 히말라야시더〈사진〉의 존폐 문제가 또다시 불거져 여론조사 결과 베어내야 하는 쪽이 다소 높게 나타났는데 필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보존에 찬성한다.

첫째 친근성에 관한 접근태도이다.

장미에도 가시가 있다는 속담이 있듯이 세상에 단점이 없는 나무는 없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나무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부담을 회피할 수 없다.

거름과 약을 줘야 아름다운 장미꽃을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히말라야시더 역시 적당하게 가지치기를 해주어야 한다.

지난 봄에 가지치기한 나무는 한 그루도 안 넘어졌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심어진 무열대 진입로도 마찬가지다.

또한 버팀목을 지하로 하는 방법도 강구해 볼 수 있다.

둘째 나무가 너무 노쇠하지 아니한가 하는 의견도 있는 것 같으나 60여년 전에 심은 나무가 도처에 살아있는 것을 보면 70년도에 심은 것을 두고 오래됐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셋째 낙엽수가 대부분인 온대 남부기후대의 대구 겨울 풍경을 윤택하게 한다.

80년대 초에 도입된 가시나무, 광나무, 호랑가시나무, 목서 등이 있고 최근 소나무가 많이 심어졌다고는 하나 전반적으로 대구는 상록수가 부족하다.

또다른 이유는 히말라야시더는 금송, 아라우카리아와 함께 세계 3대 아름다운 나무의 하나이자 성장속도가 빠른 나무이다.

넷째 도시의 경쟁력을 높였다.

오랜 세월을 우리와 함께 해왔기 때문에 시민들이 식상해 하지만 대구 조경을 견학하러 온 많은 도시의 조경 공무원들이 대구에서 가장 인상적인 길이자, 부러워하는 가로수이다.

심지어 서울같은 도시에서는 심고 싶어도 기후가 안맞아 심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은행이나 느티나무 등 다른 나무를 심는다고 하자. 다른 도시와 차별화될 수 없다.

다섯째 동대구역에서 범어네거리 사이는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의 간선구간으로 시공방법이 개착식으로 행해지면 또다시 파헤쳐져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제도 아울러 검토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동대구로 주변에는 고층건물이 많아 키가 큰 나무가 어울리는데 지금 서 있는 히말라야시더 이외 다른 나무로 커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섯째 다른 문화적인 요인을 배제하고 단순히 경관만 비교한다면 지금의 동대구로는 플라타너스 한줄뿐인 세계적인 명소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보다 낫다.

따라서 20억 내지 30억원을 들여 고치기보다는 그 재원으로 담장 헐기를 활성화하든지 아니면 현재 복구중인 달구벌대로 구간의 조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새로운 명소를 만들었으면 한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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