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는 오늘도 제일 먼저 일어나셨다.
우리가 깰까봐 조용조용 움직이신다.
사각 사각 어머니 소리가 들린다.
일어나야지 하면서도 그냥 누워 있다.
다정하게 내 귀에다 일어나라고 하신다.
꿈속처럼 포근한 어머니 목소리….
어머니는 제일 늦게 주무신다.
사랑한다는 말씀도 꼭 하신다.
조용하게 노래도 불러 주신다.
밤새 나는 동화 속을 여행한다.
꿀처럼 달콤한 어머니 노래소리….
배수현(대구 동원초교 3년)
*발자국
누구누구 발자국이 제일 클까요?
연못으로 퐁당 개구리 발자국
동그란 물 무늬 연못에 가득
개구리 발자국이 제일 크지요.
누구누구 발자국이 제일 길까요?
진창길을 지나간 지렁이 발자국
길다랗게 이어져 끝간데 몰라
지렁이 발자국이 제일 길지요.
주찬미(구미 고아초교 3년)
*빗소리
동맹이에 떨어지는
빗소리 들었나요?
우두둑 우두둑
북을 치지요.
연못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 들었나요?
통 통 통
장구를 치지요.
자동차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 들었나요?
태댕탱 태댕탱
꽹과리를 치지요.
비오는 날 들려오는
하늘의 노랫소리
비오는 날
가만히 가만히
들어보아요.
하늘의 노랫소리를.
김동욱(청도 동곡초교 6년)
*할머니 머리엔
계절은
여름이지만
겨울에 온 눈이
할머니 머리에만
쌓여있네요.
만져도
차갑지도
녹지도 않는
할머니 머리 눈
어쩌면
할머니 머리 차가우실라
눈이 빨리 녹으면 좋겠어요.
장선미(구미 원남초교 5년)
*해
해가
해바라기 속에
꼭꼭 숨었다.
해바라기도 꼭꼭 숨었다.
낮에는
해바라기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밤에는 고개숙여
숨바꼭질하지
기쁠 땐 방긋 웃어
물놀이장 만들고
슬플 땐 눈물 흘려
우리들 벌벌 떨게 하지
희망을 주고
두려움을 주고
그래도
고마운 해.
이정재(경주 괘릉초교 4년)
*씽긋 운동화
우리들을 안아 주는
오색 운동화
우리들의 발이
들어 갈 때마다
마음이 변하는 운동화
주인이 깨끗하게 신는
운동화
한번에 발이 쑤~욱
주인이 구겨신는
운동화
몇 번을 넣어도 낑낑
우리를 위해 더러운 발
감싸준다.
냄새나는 발을
불평없이 감싸준다고
고마운 마음에
쓱싹쓱싹 목욕을 시켜준다.
운동화가 나를 보고
고맙다고 씽긋 웃는다.
한 사람을 안아 주는데
온 몸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운동화
그런 운동화는
내가 좋은가 보다.
이탁규(대구 신매초교 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