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몸은 부드럽게, 닫힌 가슴은 활짝'.
겨울 찬 공기에 손이 시린 이른 아침 대덕승마장. 10여명이'이럇! 따각따각'소리를 내며 말을 달리고 있었다.
선두에 선 한 승마자(기승자)가 천천히 걷다시피 뛰다가 이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40여m를 구보하더니 아슬아슬하게 장애물을 훌쩍 뛰어 넘었다.
10여분 동안 기승자와 말이 한 몸이 되어 속보와 장애물넘기를 번갈아 하자 거친 숨소리가 뿜어져 나왔다.
다들 영화속의 영웅호걸처럼 멋진 폼으로 승마장을 누볐다.
3년 경력의 김형연(49)씨. "다양한 요동속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승마가 운동이 되겠냐고 여기는 사람이 많겠지만 열량소모가 많은 전신운동입니다".
안도환(50)씨는 중대형 승용차값에 맞먹는 자기 말을 구입해 11년째 승마를 즐기고 있는 베테랑이다.
그의 일과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승마장에서 시작한다.
의사생활에서 얻는 스트레스를 터는 것은 물론 30,40분만 말을 타면 활력이 쑥쑥 솟는다.
"승마는 말의 움직임을 활용해 운동을 하기 때문에 많은 열량을 뺏기면서도 크게 힘들다거나 고통을 느끼지 못하죠. 또 생명체와 함께 하는 유일한 레포츠여서 마음 다스림에도 좋은 운동입니다".
대덕승마장에는 30대부터 50대까지 하루 70여명이 승마를 즐기고 있다.
◇뭐가 좋을까
김무현 대구승마협회 전무이사는 "승마는 수영보다 더 운동효과가 큰 유산소 운동이다.
전후, 좌우, 상하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기 때문에 자잘한 질병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많다"고 승마의 장점을 설명했다.
말의 움직임은 기승자의 근육이나 신경을 자극하고 방향이나 균형감각을 키워준다.
상체를 바르게 교정해주고 허리가 유연해지며 신체의 리듬감을 길러준다.
폐활량이 늘어나고 골반, 관절도 튼튼해진다.
또 담력과 집중력을 키워주는 정신운동이고 미용효과는 물론 장운동이 절로 돼 변비를 예방하고 군살이 빠져 여성들에게 특히 좋은 운동이다.
◇제대로 타려면 얼마나 걸릴까
처음에는 '말이 사람을 가르친다'고 해야 한다.
처음에는 20분정도씩 강습을 받다가 익숙해지면 약 50분 정도 운동한다.
초보자는 정지에서 평보로, 평보에서 속보로 그리고 구보로 단계를 옮겨가면서 훈련한다.
말과 친숙해지고 리듬감각을 찾는 기초단계인 평보는 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과정이다.
보통 하루 정도면 마스터 할 수 있다.
말을 타고 걷는다는 것이 가장 쉬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힘차고 볼품있게 걸어야 한다.
속보는 가볍게 달리는 것을 말한다.
기수가 엉덩이를 가볍게 들면서 반동을 주는 동작. 기초 승마강습때 많이 배우는 걸음걸이다.
15일 정도면 말과 어느 정도 호흡을 맞추고 리듬을 탈 수 있는 경속보로 넘어간다.
앞다리 한발과 뒷다리 한발을 모아서 뛰는 구보까지 마치려면 보통 2개월 정도 배우면 가능하다.
이밖에도 감속과 이행, 변환을 마스터하면 취향에 따라 장애물넘기 등에 도전할 수 있다.
교관 최경민(24)씨는 "동물에 관심있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빨리 적응하는 특성이 있다"며 "말의 동작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말의 운동방법을 이해하고 심리상태까지 파악하는 능력이 있으면 기술습득이 빠르다"고 말했다.
◇비용이 많이 들까
승마가 '귀족스포츠'라는 편견은 짧은 생각이다.
엄밀히 말하면 대중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승마장에 가면 생각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승마를 즐길 수 있다.
앞산순환도로 청소년수련원 옆에 위치한 대덕승마장(053-656-0467)은 실내외 승마장이 있어 비가 올때도 승마할 수 있다.
한달 회비는 일반 38만원, 중.고.대학생 27만원, 초등학생 20만원이지만 쿠폰을 활용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반인 10장은 22만원, 중.고.대학생 17만원, 초등생 12만원이다.
승마복장은 승마바지, 승마화, 안전모, 장갑 등이 있지만 안전모만 착용하고 운동화나 편안한 복장으로 타는 사람이 많다.
특히 대덕승마장은 방학기간에 청소년 승마교실을 마련, 내년부터 1,2차에 걸쳐 강습을 실시한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