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모집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수능 점수, 학생부 성적, 논술.면접 등 일반적인 전형 요소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해마다 달라지는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이나 수능 점수 변동이 미치는 영향, 학과 선호도 등 여러 변수들을 주목하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물론 수험생 개인이 이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고3 업무 경력이 많은 교사들과의 상담, 입시전문기관 발표 자료 분석,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가급적 많은 정보를 얻은 뒤 자신의 조건과 비춰보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올해 정시모집에서 주목할 만한 변수들을 짚어보자.
▨수능 영역별 난이도 차이=올해 수능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영역은 과학탐구. 전체 집단 평균이 지난해에 비해 인문계 9점, 자연계 9.8점이나 떨어졌다.
얼핏 생각하면 자연계 수험생들에게 과학탐구가 당락을 가르는 최대 변수가 되겠구나 싶겠지만 다르게 짚어볼 부분이 있다.
가령 인문계 수험생들이 대부분 과학탐구를 망쳤는데도 수험생 개개인은 일단 과학탐구를 반영하지 않는 대학에 눈길을 먼저 주게 된다.
뒤집어보면 인문계 수험생 가운데 총점은 다소 낮지만 과학탐구를 잘 치른 학생이라면 총점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과학탐구를 잘 치른 자연계 수험생의 경우엔 오히려 과학탐구에 가중치를 주는 대학에 초점을 맞춰볼 만하다.
수능 평균이 대폭 오른 수리와 외국어 영역의 경우 자신의 점수가 잘 나왔다고 여기에 매달려 대학을 선택해선 곤란하다.
다른 수험생들도 대부분 점수가 올랐기 때문에 마찬가지 생각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수능 결과 하나도 새롭게 보려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의.치대 모집인원 감소=의약계열은 자연계 수험생들에게 최고의 인기 학과다.
그러나 진학의 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2003학년도에 가천의대, 건국대 등 4개 대학이 의예과를 폐지하거나 모집인원을 줄인 데 이어 2004학년도에는 경북대, 부산대 등 5개 대학이 의예과를 폐지한다.
줄어드는 의예과 신입생 숫자가 올해만 500명이다.
치의예과도 지난해 5개 대학, 올해 부산대 등 6개 대학이 학부 신입생을 뽑지 않는다.
의.치대에 진학하고 싶은 자연계 수험생들에게 비상이 걸린 셈이다.
지역의 경우 경북대 의예과 신입생 120명이 감소함에 따라 영남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등 여타 의과대 합격선이 올라갈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가운데 영남대는 가군과 다군에서 분할모집하고 계명대는 나군에서 모집한다.
두 대학이 총점을 반영하는 데 비해 대구가톨릭대 의예과의 경우 가군에선 사회.과학탐구와 외국어를 반영하고 다군에선 총점을 반영한다.
경쟁률이나 합격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마찬가지로 여타 대학의 의예과나 치의예과, 한의예과, 약학과, 수의예과 등도 모집군에 따라서, 반영 영역에 따라서 수험생들의 지원 전략도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들에게 깊은 고민과 수준 높은 상담이 절실한 셈이다.
수능 점수가 기대에 못 미쳐 의약계열 진학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일부 수험생들이 재수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의.치대 모집인원 감소로 이공계 학과들의 합격선이나 경쟁률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지켜볼 일이다.
▨정원 역전 현상 계속=2004학년도에도 전년도에 이어 대학의 모집정원이 수험생 숫자보다 많은 역전 현상이 여전하다.
수험생 감소는 중.하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가져다줄 수밖에 없다.
미달 학과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 만큼 유망학과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쟁률과 합격선이 동반상승하는 게 아니라는 입시계의 분석까지 감안하면 대학.학과 선택은 더욱 어려워진다.
수험생들로서는 일단 경쟁률에 지나치게 민감할 게 아니라 입학하면 재미를 붙이고 다닐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을 먼저 내릴 필요가 있다.
자칫하면 대학 진학이라는 허명 말고는 지겨운 대학 생활과 불투명한 진로만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정원 역전 현상은 지난해 중.상위권 대학의 일부 학과에까지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사태를 불러왔다.
지원자가 예상보다 적었는데 복수 합격자들이 빠져나가다 보니 이를 메울 후보가 부족한 상황이 생긴 것이다.
올해도 이런 이유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겠지만 뒤집어보면 적극적인 공략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승부를 거는 것은 곤란한 일이지만 무조건 점수에 맞춰 합격하고 보자는 소극적인 생각이 의외의 실패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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