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준비 우리에게 맡겨요"

입력 2003-12-02 09:14:10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는 우리들이 달려갑니다".

경남 합천군의 '120주민 자원봉사대'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기초생활 보호자와 홀몸노인, 소년소녀 가장 및 불우세대 등을 대상으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이들의 월동준비를 위한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다.

'120주민 자원봉사대'는 합천지역 17개 읍.면에서 각각 자영업에 종사하는 보일러.전기.수도.가스.미장.목공 등 전문 기술자 64명이 뜻을 함께 해 지난 1997년에 결성됐다.

특히 지난 여름의 태풍 '매미' 때는 생업을 제쳐두고 긴급출동, 침수 피해를 입은 500여 가구에 전기 안전점검 등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해 경남도에서는 유일하게 지재원(35.전기업)씨 등 2명이 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 지난 27일에는 가야면 치인리에 사는 장애인 가구 정영길(70)씨 집을 찾아가 비가 새는 지붕을 수리하고 50여년간 낡은 전기선을 몽땅 무료로 교체해 줬다.

봉사대장 이상도(45.전기업) 회장은 "군에서 운영하는 '120 민원기동대' 만으로는 인력과 장비에 한계가 있어 전문가들이 손수 나선 것"이라며 "갈수록 희망자가 늘어나는 만큼 '봉사특공대'로 자리매김될 때까지 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에서는 이 봉사대가 무료로 교체 또는 수리를 하고 있는 부품.재료비를 돕기 위해 연간 800여만원을 지원키로 하고 봉사대원들을 격려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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