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호 영남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입력 2003-12-02 09:14:10

"디스크(추간판) 탈출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국제적 기준은 병이 생긴 뒤 최소 6주 이상 전문적인 비수술적 치료를 받고도 효과가 없을 때입니다".

안상호(44) 영남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병원 내에서 환자를 꼼꼼히 진료하는 의사 중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재활의학의 여러 분야 중 안 교수의 주특기는 척추질환과 척수손상재활. 그는 공과대에 입학했다가 뜻한 바 있어 부산대 의대로 진학했고, 졸업 후 국내 재활의학과의 요람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을 했다.

지난 96년 재활의학의 불모지였던 대구(영남대병원)로 내려왔다.

척박한 환경에서 재활의학과를 병원내 주력과로 변모시키는데 많은 공을 들이기도 했다.

영남대병원이 3년 전 만든 척추센터는 정형외과, 신경외과, 진단방사선과, 재활의학과가 환자를 협진하는 시스템. 수술과 비수술 치료를 하는 국내 최초의 척추센터이다.

이 척추센터 환자의 절반 이상을 안 교수가 진료한다.

이는 척추 환자에게 있어서 비수술적 치료가 수술에 못지 않게 적극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

그는 지난 2001년부터 2년 동안 미국 피츠버그대 의과대 척추연구소에서 척추디스크 환자의 유전자 치료를 연구했다.

디스크 구성 물질을 추출해 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다시 인체에 투입,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연구이다.

지난 2000년 디스크 환자를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한 결과, 터진 디스크 환자의 경우 더 잘 치료됐다는 논문을 세계적인 척추학회지인 '척추(Spine)'에 발표해 디스크 환자 치료의 고정관념을 깼다.

염증을 유발하거나 신경독성을 일으키는 물질을 발견해 디스크 치료에 활용하는 연구, 관절 치료에 쓰는 약물을 신경병증성 통증이 있는 척수손상 환자에 사용하는 연구결과를 학회에 발표, 주목을 끌기도 했다.

디스크 환자의 비수술적 치료의 하나인 '뼈주사(스테로이드 주사)'에 대해 그는 "치료 효과는 분명히 있지만 정확하고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동물실험 결과 2일 이내 주사하면 디스크로 인한 신경손상을 방지할 수 있지만 부작용을 고려해 주사 횟수는 6개월에 3, 4회로 그쳐야 한다는 것.

안 교수는 현재 스테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디스크 환자 치료 약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허리가 아프다고 무조건 첨단검사장비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검사에 앞서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진찰하는 일을 소홀히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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