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경제위기 이후 안정되어 가던 청년층 실업률이 최근 경기침체로 악화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금년 8월 현재 청년(15~29세) 실업률은 6.9%로 전체 실업률 3.3%의 약 2배 수준을 넘고 있다.
고용사정 등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계층을 감안하면 청년실업의 체감도는 좀 더 심각한 것으로 봐야 한다.
특히 IMF 이후 대졸 이상 청년 실업자수가 크게 증가하여 고학력 청년실업이 크게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청년 실업이 증가하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95년 이후 대학설립이 늘어나고 대학진학률이 증가하면서 대졸 청년인력의 공급이 크게 증가한데 비해, 대학졸업생은 능력에 부합하지 않는 대기업 위주의 버젓한 일자리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을 뿐 아니라 대졸인력의 질적 수준은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에 있다.
또한 주요 기업들의 경우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는 감소한 반면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이공계 졸업생의 취업률이 50~60% 수준에 불과하나 산업현상에서는 필요한 기술 인력이 부족한 소위 '미스매치' 현상이 야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학력 젊은 여성의 사회진출욕구는 높아진 데 반해 취업 기회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한편 노동시장 인프라 부족으로 직업지도 및 직업정보 제공 등이 원활치 못해 취업 소요기간이 장기화 되고 잦은 직장이동을 초래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어서 금년 9월 현재 일본의 청년(15~24세) 실업률은 9.4%로 전체 실업률 5.2%의 약 2배 수준이라고 한다.
청년들의 자유분방한 생활태도가 한 직장에 오래 매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직하는 소위 '프리타' (free와 arbeiter의 일본식 합성어)가 급증, 2000년에는 193만 명에 이르렀고 대졸취업자 중 30%가 3년 이내에 전직하고 있다.
또한 지역별로 청년 실업률의 격차가 심해 5.5~20.8%에 이르고 있는데 지방의 경우가 보다 심각하고 대학졸업자보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경우가 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종래에 일본에서는 청년층의 이직률이 높은 것이 문제였으며 청년 실업문제는 최근 1, 2년 사이에 사회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는데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노동수요 감소와 산업구조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현재, 구인배율(구직에 대한)이 1이상 이므로 청년층의 직장이 부족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달리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또한 한국의 경우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산업경쟁력 제고에 많은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반해 일본에서는 취업을 전제로 대학에 진학하므로 기업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이공계에 대한 인기가 많다고 한다.
문제는 일본의 경우도 기업이 요구하는 전문지식을 대학이 제공하지 못하고 있음에 따라 대학 교육시스템의 개혁을 추진, 대학 교육이 전문지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전문화하고, 사회인 재교육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고졸자를 위한 취업강화를 위해 기업에서 인력을 채용한 후 곧바로 현업에 투입하려 하나 실무 경험이 부족하여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또는 민간 직업 훈련기관이 주체가 되어 훈련·교육 시키는 제도를 2004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결국 청년 실업 문제는 경제성장둔화 및 인력 수급의 미스매치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라 하겠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기업환경을 개선, 국내외 기업이 국내에서 생산활동을 확대, 새로운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라 하겠다.
이미 독일에서도 시행하고 있고 이어 일본에서도 시행할 예정인 청년취업을 위한 듀얼 시스템(Dual System)을 우리도 채택,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산학 협력을 강화, 취업전후 직업 훈련을 체계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복잡하고 다양한 취업 시스템을 정비, 종래 1년에 한번 채용하는 제도를 앞으로는 연중 수시로 채용토록 하고 청년층을 대상으로 직장을 알선할 수 있는 원 스톱(one-stop) 서비스 센터를 운영, 청년 실업 문제를 전적으로 해소키 위해 정부 기업 및 학교가 모두 발벗고 나설 때라고 본다.
배광선 대구가톨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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