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우리당 날마다 '한숨'

입력 2003-12-01 11:37:47

열린우리당이 최근 내우외환에 빠졌다.

밖으로는 청와대와의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여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소속 의원간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우리당은 현안마다 입장 번복이 잇따르면서 "우리당이 여당이 맞냐"는 성토가 심심찮게 제기됐다.

대통령 재신임 처리 문제와 관련, 열린우리당은 지난 28일 의원총회에서 재신임 철회를 사실상 당론으로 정했지만 같은날 저녁 노무현 대통령이 TV대담에서 재신임 의지를 거듭 표명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앞서 우리당은 재신임 문제와 관련해 지난 10월 노 대통령이 처음 제안을 했을 때부터 내용을 모르고 반대했다가 곧바로 입장을 바꿔 한나라당으로부터 '소신없는 당'이라고 비난을 받았었다.

지난 29일 노무현 대통령이 김원기 의장을 만나 "이제부터는 당의 입장을 100% 수용하겠다"고 밝히며 문제를 일단락 지었지만 미봉책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것이 당 일각의 주장이다

우리당은 또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인 테러방지법을 놓고도 최근 정부와 엇박자를 보였다.

우리당은 당초 법안 통과를 당론으로 정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뒤늦게 인권침해 등의 이유로 '유보'하는 쪽으로 당론을 급선회했다.

고영구 국정원장이 법안처리 쪽으로 다시 당론을 모아 줄 것을 촉구했지만 시민단체의 표심을 의식한 우리당은 여전히 반대로 당론을 고수하고 있는 입장이다.

소장파 의원들의 자성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김부겸 부대표는 최근 "신.정.천(신기남.정동영.천정배 의원) 세사람은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우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이들이 활력소가 돼야 하지만 중진들의 경험과 경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당내 비주류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인정받기 위한 개인적 수순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그가 말하고 있는 내부적 비판이 소수의 불만만은 아니라는 주장에도 적지 않은 소장파들이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열린 최고지도부 회의에서도 지도부간 이견이 엿보였다.

대변인제 부활 문제를 두고 정동채 홍보위원장이 필요성을 언급한데 대해 정대철 의원이 지도부 회의에서 "한번도 논의 안된 사항이 어떻게 언론에 나갈 수 있느냐"며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을 주문했다.

김원기 의장이 "개인적 의견을 개진한 것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당무에 대한 불안감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사진:1일 오전 여의도 열린우리당 당사를 방문한 신행정수도건설 충북비상대책위원회 단식농성자 일동의 박용호 대표가 신행정수도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하며 김원기 공동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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