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3년만에 FA컵 정상 '등극'

입력 2003-12-01 09:35:08

전북 현대가 2003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

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전북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전.후반과 연장 120분을

2-2로 비긴 뒤 손에 땀을 쥐는 승부차기 끝에 신병호(2골)가 분전한 '호남라이벌'

전남 드래곤즈를 4-2로 제치고 우승했다.

에드밀손이 2골로 펄펄 난 전북은 이로써 지난 2000년 이후 3년만에 대회 통산

2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1억원의 우승상금을 챙긴 전북은 또 전남과의 FA컵 전적에서 3전 전승의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반면 전남은 사령탑직 사의를 밝힌 이회택 감독과 부천 SK 감독으로 선임된 정

해성 코치에 우승컵을 '이별 선물'로 안기려던 꿈이 좌절됐다.

첫번째 키커인 페르난데스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킨 뒤 상대 1번 주자인 김도

근이 실축, 기선을 잡은 전북은 추운기, 남궁도에 이어 5번째 키커인 서혁수가 상대

골망을 흔들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연장 종료 휘슬이 울리기 무렵 교체투입된 전북의 골키퍼 이용발은 전남의 세번

째 키커인 이영수의 슛을 막아내 에드밀손과 함께 팀 우승의 수훈갑이 됐다.

브라질 용병 마그노(전북)를 둘러싼 스카우트 분쟁을 겪으면서 앙숙이 된 양팀

은 올 K리그에서 4전4무로 용호상박이었으나 승리의 여신은 결국 전북의 손을 들어

줬다.

수차례 신경전을 벌이는 등 시종 격렬했던 이날 경기에서 전반은 전북의 페이스

였고 후반은 전남이 몰아붙인 한판이었다.

경기 시작 1분만에 카를로스가 오른쪽을 돌파하며 전남의 골문을 위협혔던 전북

은 상대 김정겸과 미셸에 슛기회를 내준 뒤 8분 에드밀손이 골을 뽑아 기선을 잡았

다.

에드밀손은 서혁수가 전경준의 코너킥 패스를 받아 골문쪽으로 살짝 떨궈준 센

터링을 수비수를 등에 달고 대시하다 오른발로 터치, 골망을 갈랐다.

양팀은 이후 일진일퇴의 박진감넘치는 공방을 벌였으나 골을 얻지 못하고 후반

을 맞았다.

전북은 후반 2분만에 카를로스가 오른쪽을 돌파하다 절묘하게 찔러준 패스를 에

드밀손이 또 다시 골로 연결, 쐐기를 박는 듯 했다.

그러나 이따마르가 사이드로 빠져 수비수들를 유인하고 신병호가 최전방에 깊숙

히 포진하면서 공격에 활기를 띠기 시작한 전남의 반격도 매서웠다.

전남은 6분 미셸의 슛이 전북의 골키퍼 김이섭의 손을 맞고 튀어 오른 것을 신

병호가 솟구치며 방아찧듯 헤딩슛, 2-1을 만들었다.

추격에 속도를 낸 신병호가 3분 뒤 김홍철이 오른쪽에서 센터링을 신병호가 골

지역 왼쪽에서 또 다시 머리로 받아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최우수선수(MVP)상은 에드밀손이 수상했고, 에드밀손, 신병호 등이 4골로 공동1

위에 올랐으나 1위가 3명 이상일 경우 시상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득점왕은 배

출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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