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우리가 남이가?"

입력 2003-11-29 11:02:24

교통카드.한방산업.DKIST...현안마다 '삐걱'

'대구와 경북은 과연 하나인가' 민선 3기의 조해녕 대구시장과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중요사업들에 대한 협조를 강조해 온 것과는 달리 최근 민감한 현안을 둘러싼 불협화음으로 공조체제에 의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등 시.도 지사의 정치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올들어 대구와 경산지역을 오가는 일부 시내버스의 교통카드 호환이 불가능해지고 사용중단에 따른 승객불편과 불만이 고조되는 등 두지역 시내버스 운행에 따른 민원이 해마다 되풀이되는데도 불구, 행정력이 미치지 못해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 시와 도는 지난 2001년부터 한방산업의 현대화를 위해 각각 '대구 한방바이오밸리'(한방산업단지) 조성사업과 '경북 한방산업벨트사업'을 추진하며 대정부 활동을 벌이는 소모전을 계속하다 지난 4월에야 '대구.경북 한방산업 육성 공동기획단'을 발족했다. 그러나 시와 도는 지난 7월 양지역 한방산업 육성에 관한 용역을 발주, 내년1월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한방산업을 육성할 계획이어서 지난 2년여의 세월을 허송했다.

이와 함께 최근 관련법이 통과됨에 따라 탄력을 받게 된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KIST)의 부지선정 문제에 대해 두 지자체는 서로 자기 지역 유치를 기대하는 등 동상이몽(同床異夢)을 꾸면서 내년 1월예정의 용역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두 지자체의 공조체제 빗나가기는 양측 등이 공동으로 출연, 지역의 싱크탱크 기능수행을 위해 지난 1991년 설립한 (재)대구경북개발연구원에 대한 지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97억2천만원의 기금중 33억9천만원을 낸 대구시는 IMF이후 이자률 하락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연구원에 지난 2001년부터 매년 2억~5억원을 지원하고 내년에 10억원 지원을 계획중이다. 이와 달리 10억원을 출연했던 경북도는 연구원측의 운영자금 지원요청에 관련 규정(조례)의 제정문제와 어려운재정상태 등을 이유로 지금까지 예산책정을 않고 있다.

양지역의 중요 현안조정을 위해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를 회원으로 지난 89년부터 구성, 운영해온 '대구대도시권 행정협의회'도 활용되지 않아 지난 95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차례 열렸을 뿐이었다.

이같은 '대구와 경북은 하나'라는 두 단체장의 공언과 관계없이 '제 갈길 가기'로 정치권과의 당정협의회 개최도 시와 도가 별도로 갖는 등 두지역의 공조협조 체제구축에 의한 시너지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관계자들은 "민선 단체장으로서 서로 주민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한계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개방화와 세계화 흐름에서 상생을 위한 힘모으기는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 말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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