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 놓고 버스 다툼에 '승객 골탕'

입력 2003-11-27 11:44:36

대구 지역 버스 교통카드에 대한 이용객들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부 노선에서 공동배차를 하고 있는 대구와 경산지역 버스회사가 호환이 안되는 다른 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입,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상황에서 올초부터 사용되던 국민패스 카드마저 지난 20일부터 경산 버스에 대해서는 사용이 중지된 탓이다.

이에 따라 경산과 대구 지역 사이에 운행되는 경산 버스의 경우 매일 아침 출근길에 승객과 운전 기사간의 마찰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모(38.경산시 중방동)씨는 "공유 노선에서도 호환이 안되는 교통 카드를 만들더니 이젠 7개월 동안 잘 사용하던 교통카드마저도 갑자기 사용을 중지시켰다"며 "도대체 이용객들을 어떻게 보길래 이런 횡포를 부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는 대구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경산시 소속 버스간의 기득권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에다 전자화폐 및 교통카드 업체들간의 시장 선점을 둘러싼 경쟁까지 겹쳐 있기 때문이다.

경산버스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국민카드사로부터 20일부터 국민패스카드 사용을 중단한다는 일방 통보를 받았다"며 "대구시 버스조합이 국민카드사에 국민패스카드가 경산버스에 사용되면 대구 전지역에서의 사용을 중단하겠다는 압력을 넣은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버스조합은 "국민패스카드는 정상적인 교통카드가 아닌데도 타지역 교통카드 업체가 이를 이용, 대구 시장에 진출하려고 해 지역시장 보호차원에서 취한 조치"라며 "교통카드 호환 문제 해결을 위해 수차례 경산버스에 무료로 대경카드 사용이 가능한 단말기 설치를 제의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시와 경북도는 아무런 대책없이 수수방관, 비난을 사고 있다.

대구시 대중교통과 한 관계자는 "시민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으면서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그러나 교통 카드의 호환이 가능토록 대구와 경산 버스업체들에게 협조 공문을 발송할 수 있을뿐 업체에서 수용하지 않는 한 달리 강제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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