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신 경대 교수, 편모 20명에 보금자리

입력 2003-11-26 14:02:25

김동신 경북대 명예교수(67.농업생명과학대)가 퇴직금과 사재를 몽땅 털어 대구시 동구 율하동에 4층 주택 두채를 짓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편모가정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다.

1년 4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26일 오후 3시30분 입주식을 가진 이 집의 이름은 '요크 빌'. '요크'(Yoke)가 성경에서 '멍에'라는 뜻을 가지고 있듯, 이 집은 홀어머니와 그 자녀들을 위한 보금자리이다. 홀로 자녀들을 키우는 어머니들이 삶의 멍에를 나누어 지기 위해 마련된 집인 것이다.

2개 동(연건평 300평)의 '요크 빌'에는 모두 22세대(19평형 19세대.원룸형 3세대)가 입주했다. 사무실과 입주 목사 세대를 제외하면 실제 20세대의 편모가정이 입주한 셈이다. 또 모임을 위한 강당과 필로티 방식의 1층 주차공간도 갖췄다.

"퇴임 1년 전부터 '요크 빌'을 지을 땅을 물색하고 입주할 가정을 찾았습니다. 아이들의 정서적인 면을 생각해주변 자연환경을 꼼꼼히 따지다 보니 율하천을 앞에 둔 현재의 부지를 선택하게 되어지요".

지난 2001년 8월 대학에서 퇴임한 김 교수는 그동안 초.중.고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 중 무주택 편모가정 20세대를 찾았다며, 이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무상으로 집을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입주 세대 중 대학생도 4명 정도 포함시켜 후배 학생들의 학업 지도 등 든든한 형 노릇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20여년 전부터 수성구 범물동 지역의 장애인이나 어려운 이들을 돕는 단체인 '멍에의 집'을 결성해 지금까지 운영해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쌀과 부식을 지원해 주고 아픈 사람들의 치료라도 주선해 주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현재 경북대 교수를 포함한 500여명의 회원이 성금을 내며 이 일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개인적으로 비행 청소년을 집에 데려다 선도하는 일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번번히 집을 나가 버리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요크 빌'은 그래서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홀어머니들이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요크 빌', 그리고 한국의 해비타트로 불릴 만한 김 교수 내외의 이웃사랑 실천이 훈훈한 초겨울의 문턱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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