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우리 지역에 발을 내디딘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구 시내 빌딩 분수대에 하릴없이 앉아 있거나 동성로를 배회하는 것을 보면서 이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요즈음 지역대의 한 건축학도가 공모전을 통해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복지시설을 제안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대구건축대전에서 '크로스 오버'란 제목의 외국인 근로자지원센터를 설계해 대상을 수상한 경일대 건축학부 4학년생 이동근(26)씨.
꼬박 5주간에 걸쳐 이씨가 구상한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는 경상감영공원 주변을 가상해 설계한 연건평 900평 규모의 3층 건물이다.
이 건물은 상담실과 의료실.판매시설.교육시설.동아리방.체력 단련실.전시실 등 7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공모전 2차 심사의 작품 설명 시간에 심사위원이 왜 외국인을 위해 이렇게 호화로운 시설을 설계했느냐고 물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이씨는 그러나 진정한 복지의 개념을 작품 속에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고 했다.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공간을 설계하는 건축이란 분야를 통해 사회문제에 접근해 봤다는 그는 자신의 구상대로 대구에 외국인 노동자들의 공간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지우지 않았다.
농사짓는 부모님을 도우기 위해 고등학교 직업반에서 처음 건축설계를 배웠다는 이씨는 전문대학 장학생으로 졸업한 후 4년제 대학 건축공학부에 편입했다며 취업 예약도 이미 받아놓았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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