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한잔에 삶의 여유가

입력 2003-11-25 15:18:12

겨울 초입. 따뜻한 차 한잔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커피, 녹차, 홍차, 우롱차…. 여러 가지 차 중에서 당신은 어떤 차를 마실 것인가? 만약 녹차를 선택한다면 당신은 웰빙(Well Being)족이 될 자격을 갖춘 셈이다.

인생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살기 위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추구한다는 웰빙족. 고기 대신 생선과 유기농 식품을 먹고 화학조미료와 탄산음료를 꺼리는 웰빙족이 녹차를 마시는데는 이유가 있다.

녹차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몸에 좋은 식품'의 하나로 꼽을 정도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증진시켜 주는 기호품이기 때문이다.

녹차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무당, 저칼로리의 알칼리성 식품이다.

주성분인 폴리페놀 성분은 여섯 종류의 카테킨으로 구성돼 있는데 여러 가지 물질과 쉽게 결합하는 성질이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발암물질의 작용부위와 결합해 활성을 억제하는 항암효과가 있다.

녹차의 떫은 맛을 내는 카테킨 성분은 혈당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뿐 아니라 항균, 항산화, 혈압 상승 억제, 입냄새 제거 등의 효과가 있다.

녹차의 사포닌 성분은 체내 에너지 소비를 늘려 비만을 예방한다.

웰빙족에게 녹차는 더 이상 무릎을 꿇고 다도에 따라 마시는 전통차가 아니다.

직장에서 간편하게 티백 녹차를 즐기고 운동 전후로 수분 섭취를 위해 녹차 캔음료를 마신다.

녹차는 단순히 마시는 음료 이상의 생활필수품이 되고 있다.

향긋한 녹차가루를 넣어 음식을 하고 녹차 목욕으로 피로를 푼다.

녹차 화장품 등 예뻐지는 미용재료로 이용하기도 하고 집안의 냄새를 없애는 탈취제로 활용한다.

녹차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아이스크림, 국수, 술, 비누, 화장품, 구두, 벽지 등 업체마다 녹차를 응용한 제품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전남 보성군은 특산품인 녹차잎을 바닷물에 푼 해수 녹차탕으로 올 한해만 4억여원의 수입을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굳이 비싼 돈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 집에서 녹차를 우려낸 욕조 물에 몸을 담그고 따뜻한 녹차를 마시며 여유를 느낀다면 이것이 바로 웰빙(Well Being)이지 않을까 싶다.

◇좋은 차 고르기=통에 담긴 녹차는 가늘고 광택이 나면서 바짝 건조된 것이 좋은 것이다.

연황색이 나는 묵은 잎이 적어야 하며 손으로 쥐었을 때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이 나는 것이 좋다.

티백은 가공상품이기는 해도 가장 최근에 생산된 것이 더 맛이 좋다.

차를 처음 마시는 사람은 구수한 맛이 있는 현미 녹차가 적당하다.

사무실에서 피로 회복이나 두뇌 회전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4, 5월에 찻잎을 딴 첫물차가 좋다.

◇맛있게 마시기=차를 맛있게 우려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의 온도와 우리는 시간이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쓴맛이 강해지고 차를 우리는 시간이 너무 길면 떫은 맛이 난다.

잎차는 일단 물이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열고 1~3분 정도 더 끓여 수돗물 속의 염소를 휘발시킨 후 60~70℃ 정도 되게 1, 2분 정도 식힌다.

다기에 찻잎을 적당량 넣은 후 물을 부어 1분 정도 우려내 마신다.

녹차 티백은 끓여 70℃가 되게 식힌 물에 넣고 1분 정도 지난 후 마신다.

진한 맛이 싫다면 물에 넣고 몇 번 흔들어 색이 나는 상태에서 바로 티백을 꺼내고 마신다.

현미녹차는 오래 우려도 떫은 맛이 없기 때문에 1, 2분 정도 구수한 향내가 느껴질 때까지 우려낸다.

가루차는 물 1컵에 가루차 1티스푼 정도를 넣고 거품이 날 때까지 잘 저어 마신다.

저지방 우유나 플레인 요구르트에 가루차 1티스푼 정도를 넣어 잘 저어 마시거나 이온 음료에 타서 마셔도 좋다.

◇녹차 활용법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녹차 목욕=목욕물을 약 41℃로 따뜻하게 준비한 후 녹차 한 주먹 분량을 망사나 헝겊 주머니에 담아 욕조 물에 우러나게 한다.

입욕 후 녹차 주머니로 지방이 뭉친 배나 다리를 문질러 마사지하면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녹차 족탕=피곤하거나 감기 증세가 있을 때 녹차 족탕으로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주면 좋다.

따뜻한 물에 가루차와 왕소금 2큰술을 풀고 10분간 발을 담근다.

가루차 1큰술과 식초 2큰술을 미지근한 물에 섞어 발을 10분 정도 담그고 있어도 개운한 느낌이 든다.

발냄새나 무좀이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입안을 상쾌하게 해주는 녹차 가글=녹차에는 불소성분이 함유돼 있어 식후에 양치할 상황이 못 될 때 녹차 가글을 해주면 구강 청결 유지에 도움이 된다.

▲녹차 클렌저=일반 클렌저 200g에 가루차 1큰술을 넣어 잘 섞은 뒤 병에 담아 사용할 만큼 덜어 쓴다.

충분히 거품을 낸 후 마사지하듯이 닦아주면 각질은 물론 피지 제거에 효과적이다.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녹차 에센스 오일=밀폐용기에 찻잎을 담고 올리브 오일을 부어 1주일 정도 두었다가 체에 거른다.

다시 찻잎을 넣고 1주일 후에 체에 거르는 일을 3회 정도 반복하면 완성된다.

▲녹차로 머리 감을 때 마무리=머리를 감은 뒤 가루차 우려낸 물로 말끔하게 헹궈주면 두피 건강에 도움이 된다.

가루차를 푼 따뜻한 물에 수건을 적셔 머리에 20분 정도 감아두면 머릿결이 좋아진다.

▲녹차로 냄새 없애기=집에서 생선.고기 요리를 할 때 가루차를 뿌려주면 냄새를 줄일 수 있다.

냉장고, 신발장 등 냄새가 나는 곳도 가루차를 탄 물에 적신 수건으로 꼼꼼히 닦아주면 효과가 있다.

주머니에 가루차를 담아 방향제로 이용해도 좋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자료제공: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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