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열의 성의보감-음경확대

입력 2003-11-25 09:18:12

건강 상식과 몸에 좋은 음식을 함께 소개한다는 각종 오락프로그램이 유행하고 있다.

의사들이 출연하고 일반인들은 거의 볼 기회가 없는 각종 검사 자료와 동영상 화면, 치료후 환자 소감(?)까지 자세히 방영하고 있다.

그야말로 진료실의 오픈하우스인 셈이다.

이제는 의사들도 진료 능력 외에 비디오적인 외모에 탤런트 기질까지 갖춰야 하게 됐으니 씁쓸한 면도 없지 않다.

앉아서 가진 능력만을 발휘할 것이 아니라 능력이상, 가진 것 이상으로 스스로를 포장하고 선전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시대적 경향이 가장 민감하게 반영되는 진료과가 성형외과, 비뇨기과가 아닐까 싶다.

성형외과는 그렇다치고 비뇨기과는?

'남성'을 성형하는 곳이 비뇨기과라면 이해가 될만하지 않을까. 비뇨기과적인 성형 수술은 다른 부위의 성형 수술과 마찬가지로 각종 질병과 사고 등에 따라 기능적 복원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수술.

그런데 요즘은 본래 목적보다는 그저 '꾸미고', '가꾸고',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 방편으로 이해하고 전혀 해당 사항이 없는 사람들이 달려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학적 용어로는 그저 '이물질(foreign body)'에 불과한 각종 귀금속을 들고와서 그 부위를 꾸며달라고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사람, 다양한 첨단소재와 장.단점을 아무리 설명해도 '그 친구가 하고나서 끝내주는 효과를 보았다던 바로 그것'이 아니면 안된다고 강변하는 경우, 더 이상 키워봤자 특별히 좋아질 것이 없을 정도로 충분한 상태이니 안심하라고 아무리 설득을 해도 고개짓하는 사람 등등….

비뇨기과를 찾은 사람들의 자가진단과 '카더라' 통신 의존도는 위험 수위에 이른 듯하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만 탓할 수도 없는 이유도 있다.

잘못된 정보를 여과없이 제공하는 각종 매체들, 오로지 영리만을 목적으로 과대.허위 선전으로 현혹하는 상품제조업자들, 여기에 영리를 위해 적합하지 않은 시술과 수술을 권하기조차 하는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까지 가세해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면이 없지않으니 말이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한다.

남성도 남에게 일일이 밝히기 힘든 심리적, 육체적 이유가 있을 법하다.

그렇다면 수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

다만 이런 수술은 했다가 지워버리고 다시하면 되는 화장이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더욱이 예상치 못한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수술을 결정할 때는 옷을 고르거나 미용실을 찾을 때의 기준을 먼저 내세우지 말고 진지하게 진료 절차를 염두에 두고 결정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탑연합비뇨기과 원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