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대구, 2위 '뮤지컬 도시' 떠올라

입력 2003-11-24 11:08:24

부산을 제치고 대구가 지방 최대의 뮤지컬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지방공연은 반드시 부산을 우선했던 외국의 대형뮤지컬들이 최근 들어 그 눈길을 대구로 돌리고 있는 것. 지난해부터 대구공연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시장 잠재력이 부산을 능가하는 것으로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투어에 나섰던 뮤지컬 '시카고' 경우 서울공연이 끝난 뒤 지난 8월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1주일 동안 대구공연만 성공적으로 치르고 떠났다. 뒤를 이은 '캣츠'도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대구공연만 오프닝 전 11회 전 공연 매진을 기록하면서, 서울공연이 끝나는 내년 2월 대구에서만 앙코르 공연이 결정되기도 했다.

공연기획사 파워엔터테인먼트 최원준(38) 대표는 "캣츠가 부산을 제치고 대구에서만 앙코르 공연을 갖게된 것은 대구의 뮤지컬 열기가 더 높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잇따르는 대형뮤지컬='시카고'와 '캣츠'로 올 한해 대구 뮤지컬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했다면, 내년은 지방 최대의 뮤지컬시장임을 입증하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새해 벽두부터 우리나라를 뮤지컬 열기로 뒤덮을 뮤지컬 '맘마미아'가 내년 1월 23일 4개월 간의 서울공연을 시작으로, 7월쯤 대구에서 3주 동안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에도 지방공연은 대구가 유일하게 선택됐다.

그 뒤를 이어 미국 브로드웨이 팀의 뮤지컬 '카바레'도 한달 간 서울공연이 끝나는 7월말쯤 대구를 찾을 예정. 또 8월쯤 서울공연이 예정돼 있는 뮤지컬 '미녀와 야수'도 5개월 동안의 공연이 끝나는 대로 2005년 1월쯤 대구를 방문, 6주정도 공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2001년 서울공연 당시 24만 명이라는 전무후무한 관객동원 기록을 세웠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2005년 말쯤 다시 한국을 찾기로 결정되면서 서울과 대구에서 공연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전문가들은 최근 대구 뮤지컬시장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된 이유로 수준 높은 문화의식과 풍부한 인적자원, 구매력을 들었다.

'캣츠'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클립서비스 설도근(43) 대표는 "광주가 7만원, 부산이 9만원 정도라면 대구는 10만원으로 지방에서 가장 구매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런 사실을 외국 기획자들도 알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대형뮤지컬들이 대구부터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우 기획 배성혁(39) 대표는 "지난해 뮤지컬 갬블러를 시작으로 시카고, 캣츠 등 대형뮤지컬들이 대구에서 잇따라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외국 기획자들의 흥미를 돋우게 된 이유는 좋은 작품을 볼 줄 아는 지역민들의 수준 높은 공연문화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사진설명=대구의 뮤지컬시장이 부산을 제치고 서울에 이은 제2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전석 매진기록을 세운 뮤지컬 '캣츠'를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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