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영 '도요타'를 배운다(1)-세계가 벤치마킹 열풍

입력 2003-11-24 11:41:07

선진화된 일본과 맹추격하는 중국사이에 낀 한국은 영원히 호두까기 집게 속에 낀 호두(넛 크래커:nut craker)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인가.

불황에서 탈출하고, 소득을 향상시키는 유일한 탈출구는 우리 제품을 고급화, 첨단화시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길밖에 없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정답은 없다.

그러나 끊임없는 품질개선만이 우리의 미래에 희망을 던져줄 수 있다.

매순간 잊지 않고 끊임없이 계속되는 품질 개선으로 세계 시장에서 신화를 창조한 도요타자동차와 같은 정신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TPS(Toyota Production System)로 불리는 도요타자동차의 생산시스템을 통해 한국경제의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해 본다.

편집자

지난 11일 오전 도쿄 외곽 오다이바에 위치한 세계 최대인 8천여평 규모의 초대형 도요타자동차 전시장 '메가웹'. 평일 이른 시간인 데다 바깥엔 제법 비까지 내리는데도 전시장엔 시간이 갈수록 관람객이 늘어나고 있었다.

"도요타자동차를 공부하러 왔습니다.

비행기 타는 시간만 꼬박 하루가 걸릴 정도로 먼 거리지만 '카이젠(改善) 스터디(study)'를 위해선 이 정도 수고야 문제가 아니죠".

전시장을 둘러보던 동티모르 외교관 주앙 파울루 란젤씨는 세계지도에서 찾기조차 어려운 작은 나라 동티모르에서도 도요타의 카이젠 열풍이 불고 있다고 했다.

독일의 레이저머신 제조회사 엔지니어인 발(Wahl)씨도 "독일인들에게도 카이젠 스터디가 새로운 경영과 기술혁신의 대명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회사 간부 직원 전체가 카이젠 스터디를 위해 일본에 왔으며 도요타의 카이젠을 통해 우리 회사에 새로운 도약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엔 '렉서스'란 브랜드를 통해 일본의 완성차 업체 가운데 하나로만 알려진 자동차 회사 도요타. 하지만 도요타는 세계 기업인들에게 '학습의 전당'이 된 회사다.

연간 수백만명의 일본 국내 및 해외 방문객이 학습을 위해 찾아올 만큼 '카이젠'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신 경영'의 상징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자동차에 따르면 해외 방문객 중에는 미국인이 가장 많다.

GM과 포드 등 세계 자동차 시장점유율 1, 2위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도요타를 배우러 태평양을 건너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중국이 해외 방문객 숫자로 볼 때 2위를 달리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신흥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인들이 도요타를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은 숫자가 찾아오고 있다.

취재진이 도쿄를 찾은 지난 11일 도요타자동차 전시장 메가웹에서도 한국의 한 공중파방송 취재진이 열심히 취재를 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이 곳에서는 매일신문과 한국의 한 방송사를 비롯, 모두 3팀이 취재중이었다.

한국에서는 이미 1980년대 중반,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도요타 모델을 생산혁신의 기본으로 삼고 견학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다수 기업들도 마찬가지. 기계업종을 중심으로 대구.경북지역 중견기업 간부들의 발걸음도 최근엔 이어지고 있다고 도요타자동차는 말했다.

올 초에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임원들이 도요타자동차를 방문했다.

삼성은 그룹 최고경영진이 공식적으로 임직원들에게 '도요타 학습'을 선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한 관계자는 "도요타의 생산혁신과 생산방식 자체가 기업 경영에 새로운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다"며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학습열풍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도요타는 세계인들에게 카이젠을 통해 불황을 모르는 경영과 맞닿는 단어로 통하고 있다.

도쿄.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협찬:대구가톨릭대학교.금복문화재단

사진 : 도요타자동차 공장의 신차 '프리우스' 조립라인. 도요타는 생산현장에서 모든 문제를 즉시 해결하는 등 독특한 경영과정 개선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박순국기자 toky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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