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42)씨는 '학습 창업'의 본보기다.
그는 관련 기술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독학으로 기술을 배운 뒤 차량 외장 전문업체 'e-덴트칼라'를 창업, 1년여 만에 프랜차이즈 지사만 18개나 내 줄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씨의 회사는 자동차 외형 복원 서비스를 해주는 업체. 고급차량이 늘어나는 데다 차량외형에 대한 관심까지 커지면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아이템. 쉽게 말하면 차문짝이 날카로운 기구에 긁혔을 경우, 문짝 전체를 도색하는 것이 아니라 긁힌 부위만 '깜쪽같이' 복원하는 등의 서비스다.
지난해 7월 달성군 서재리에 가게를 열었
직원 2명의 인건비와 가게 임대료, 재료비 등을 빼고 약 5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린다.
이씨의 가게는 휴일도 없다.
일감이 밀리기 때문이다.
재료비는 서비스 가격의 10%선.
도심 외곽에 자리잡은 덕에 가게세도 싸다.
프랜차이즈 지사가 늘면서 가게 '밑바닥'도 튼튼해지고 있다.
가입비는 물론, 개업 1년이 경과하면 일정액의 '로열티'도 받는다.
이달에 19번째로 개업할 프랜차이즈 지점 개업 준비가 한창이다.
일감을 골고루 마련해줘야하기 때문에 대구.경북 이외 지역도 시장 공략 대상이다.
이씨는 수도권 진출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그는 독학으로 외형 복원 기술을 익혔다.
"가게까지 얻어두고 3개월간 이 곳에서 먹고 자며 밤 새워 기술을 익혔습니다.
되는 사업이라고 확신, 반드시 스스로 기술을 깨친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 도장 재료로는 도저히 제대로된 복원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여러 재료를 섞었다.
3가지 재료의 조합이 결국 제대로된 복원 기술로 연결되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이씨에게 '부럽다'는 얘길 하지만 이씨의 과거를 들춰보면 '수업료 없는 공부'는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직장을 옮겨다닌 데다 사업이 부도났고, 그 과정에서 몸까지 다쳤다.
대학 졸업 후 3년간 자동차영업을 하면서 100여대를 팔았다.
이후 다른 회사로 옮겨 영업에 나섰는데 조금 팔리더니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차가 안 팔리니 영업소까지 문을 닫아버렸다.
1994년부터 축산시설 제조.설치업에 손 대 큰 돈을 벌었다
그러나 행운은 오래 가지 않았다.
톱을 사용하다 손이 잘렸던 것.
부상때문에 몇개월 일을 못하니까 갑자기 1996년말부터 자금 압박이 왔습니다.
외환위기 직전이라 경기도 안 좋아 결국 부도를 맞았다.
집을 팔아 빚을 갚고 아내와 아이들은 처가로 들어갔다.
이씨는 주유소 숙식 종업원이 됐다.
주유소에는 받는 60만원이 당시 이씨의 월수입 전부.
"괴로웠습니다.
주유소 옆 가게가 카센터인데 낮엔 거기서 정비기술을 배우고, 밤엔 기름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시련은 끝나지 않았어요. 다친 손 때문에 무거운 것을 들어야하는 카센터 일이 불가능했습니다.
되는 것이 없더군요".
고민끝에 돈을 빌려 셀프 세차장을 시작했는데 차가 하루 10대도 채 안왔다.
이번엔 방향을 틀어 손세차로 전환했다.
"세차를 마치니까 손님들이 흠집은 왜 없애지 않느냐고 핀잔을 주더군요. 아차 싶더군요. 그래서 흠집 제거 기술을 배우자고 생각했죠. 제가 그 때 '이런건 안지워준다'며 손님과 싸웠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기술이 없으니 프랜차이즈 창업을 생각했다.
2천200만원을 주고 서울의 차량외형복원 프랜차이즈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가 업체가 계약 2개월 만에 문을 닫아버렸다.
기술전수도 안됐는 데다 계약금까지 날렸다.
부도때보다 더 큰 절망에 빠졌다.
빚을 갚기 위해 어떻게든 꾸려나가야했다.
그리고 그는 혼자 기술을 익혀 자신의 브랜드로 재창업을 했다.
"시련 때마다 저 때문에 고생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버텼습니다.
창업하는 사람들에겐 굳센 의지가 가장 중요하고 다음에는 기술, 그리고 마케팅 전략입니다.
저는 요즘 부쩍 늘어나는 차량 동호회를 공략했습니다.
손님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더군요".
그는 작은 것에서 힌트를 얻어 결론을 내린 아이템에 대해 끈기있게 밀어붙이면 성공이 반드시 찾아온다고 했다.
053)585-1417.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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