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반세기 교육사를 통해서 선진국을 능가할 정도로 교육 전체의 몸집을 불려 왔다.
그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버거운 교육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경제협력개발기구(DEC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교육 투입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에 대비하면 세계에서 가장 높다.
더구나 그 가운데 민간이 부담하는 비용은 다른 나라들의 3, 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가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듯이, 우리는 분수에 맞지 않게 교육에 많은 돈을 쏟고 있으며, 그것도 일반 가정의 희생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사정으로 '교육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마련돼야 한다는 한탄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이 고통을 피해 이민 길에 오르기도 한다.
정부는 여러 차례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내놓았으나 그 실효를 거두지는 못했다.
공교육의 내실화를 통해 사교육 시장의 수요를 줄여 가는 노력이 전제되지 않는 한, 그 어떤 대책도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을는지 모른다.
▲올해 전국 초.중.고생의 사교육비가 13조6천485억원에 이르며, 4가구 중 1가구가 소득의 30% 이상을 과외.학원비 등으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591조원)의 2.3%, 올해 교육 예산(25조원)의 55%를 차지한다.
2년 전보다도 무려 28%나 늘어났다.
하지만 이 조사에 미취학 아동은 대상에 들어가 있지 않아 전체 사교육비는 이보다 훨씬 많을 건 말할 나위가 없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사교육 실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사교육비는 일반계 고교생이 월 28만8천원, 중학생은 27만6천원, 초등학생은 20만9천원이다.
따라서 연간 초등학생은 7조1천640억원, 중학생 4조760억원, 일반계 고교생은 2조2천320억원을 지출한 셈이다.
연간 전체 평균은 1인당 285만원이나 거주지별로도 편차가 크다
서울의 강남은 478만원, 기타 지역은 313만원이며, 수도권 358만원, 광역시 276만원, 중소도시 249만원, 읍.면 지역은 203만원이다.
▲'학원 공화국'으로 불릴 만한 사교육 열풍은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실을 부채질하기도 하나 그 대책은 언제나 소리만 요란한 느낌이다.
사교육이 번창하는 건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그로 인한 교육 소비자들의 불안감 때문임은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다.
집안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출혈 지출을 마다하지 않는 사교육비의 일부를 공교육에 더 투자한다 해도 우리 교육의 질은 향상되지 않을는지…. 학교가 교사와 교육공무원을 위한 게 아닌 한, 더 늦기 전에 공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길이 열려야만 할 것이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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