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난개발 논란

입력 2003-11-19 14: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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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비슬산의 임도를 놓고 '난개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달성군이 최근 36억원을 들여 비슬산 임도의 추가 개설과 복구에 나서기에 환경단체가 '주변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개발'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

18일 오전 11시쯤 취재진이 찾아간 달성군 가창면 정대리~최정산 정상 상수원 보호구역 상류.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임도 곳곳이 산비탈에서 쓸려 내려온 돌 더미에 막히거나 아예 끊어져 있었다.

상수원 보호구역을 알리는 푯말이 게시된 철책문을 지나 100여m 구간은 길 한가운데가 도랑으로 변해 임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임도와 계곡을 경계짓는 철조망 일부는 지반이 침식되면서 이리저리 휘어졌고, 계곡을 가로질러 임도를 내기 위해 뚫은 배수로마다 지반이 심하게 침식돼 있었다.

주민 추경덕(68.여.가창군 정대리)씨는 "태풍으로 임도 상당 부분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했다.

비슬산 지역에는 지난 90년부터 총 25억5천만원을 들여 최정산(3.5km 구간), 옥포~반송리(3km), 옥포 김흥~유가 양리(4.4km) 등 11구간의 임도가 건설됐는데 달성군은 태풍 매미의 피해 복구를 위해 2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 회장은 "이번 태풍피해로 미루어 이 지역의 임도는 애당초 짓지 말아야 할 시설물인 것이 증명됐다"며 "사정이 이런데도 달성군이 이곳과 유사한 지형인 최정산 정상~우능사(7.75km)구간에 내년부터 11억원을 들여 임도를 건설하려는 것은 잘못을 반복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류 회장은 또 "언제 무너질줄 모르는 임도 복구를 위해 건설비와 맞먹는 돈을 들이는 것이 타당한지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달성군 김용웅 산림계장은 "최정산 정상~우능사 구간 임도는 대구시 장기계획에 따라 최정산 정상에 조성될 자연생태공원 건설사업의 일환"이라며 "복구비가 기존 취약지구를 대상으로 투입되는 만큼 복구가 끝나면 임도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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