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경북도내 5개지역에서 순환수렵장이 개장됐다.
일부지역에서 순환수렵장이 지역홍보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지만 곳곳에서 총성과 관련된 민원이 제기되고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잇따르는 불법과 사고
경주지역에서는 수렵장 개장 이틀 만에 총기오인사고로 피해가 발생하고 총소리와 엽총산탄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늘면서 불안을 느낀 주민들과 엽사들 사이에 잦은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2일엔 경주시 건천읍 오봉산 중턱에서 현모(45.부산시 동래구 사직동)씨와 함께 사냥에 나섰던 오모(51.부산시 금정구 구서동)씨가 현모씨의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18일 오전 10시쯤 경주시 서면 아화리 양지마을 인근에서는 이 마을 주민 오모(56)씨가 엽총산탄을 덮어썼다며 우모(45.대구시 서구 비산동)씨를 몽둥이로 때려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이와함께 금지구역에서의 수렵행위 등 불법수렵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6일 경주시 외동읍에서 김모(36)씨 등 3명이 수렵장 이외의 지역에서 산토끼를 사냥하다 수렵감시단에 적발됐고 감포에서는 일몰후 공기총을 소지한 박모(45)씨와 총알을 장전한 채 방치했던 김모(50)씨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특히 사냥을 마친 엽사들이 일몰시간(오후6시쯤)에서 총기 반납시간(밤10시)까지 4시간가량 공백 시간을 이용, 주택가 인근 야산 등지에서 불법포획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천군 용문면 선리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김모(43)씨는 "밤늦게까지 엽사들이 농장 부근에서 총질을 해대고 있어 불안해 못살겠다"며 "산간 독립가옥은 엽사들의 불법에 무방비상태"라며 대책을 호소했다.
▨곳곳서 주민과 마찰
순환수렵 이후 축산농가들은 일부 엽사들의 무분별한 수렵활동으로 한우 사육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50~100여명의 엽사들이 수렵허가를 받아 사냥에 나서고 있는 문경지역엔 축사의 소들이 총소리에 놀라 유산율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주민들은 축사부근 200m 이내에서는 총을 쏘지 못하도록 하는 수렵활동 규정을 엽사들이 잘 지킨다해도 산울림으로 마치 옆에서 쏘는 듯 큰 소음을 내 평소 총소리에 익숙지 않은 소들이 많이 놀란다고 지적했다.
영주지역에선 사냥전문 4륜구동 지프형 차량들이 2, 3대씩 줄지어 농촌 들판에 몰려다니고 사냥개들이 야산뿐만 아니라 제방과 둔치까지도 마구 누비고 다녀 지역 주민들의 거부감은 적지 않은 편이다.
영주시 평은면 금강2리 최정식(54)씨는 18일 "이웃에서 초상이 나 마을 뒷산에서 산소를 쓰는 데도 건너편 산에서는 나는 꿩을 따라 사냥꾼들이 엽총을 마구 발사, 연신 총소리가 이어져 불안했다"며 "산짐승 잡는 데만 혈안이 된 몰지각한 사냥꾼들의 행위를 단속해 달라"고 말했다.
▨지역경제의 도움.
지난 1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4개월간 406.38㎢(시 전체 면적의 45%)의 순환수렵장을 운영하고 있는 문경시는 개장 13일 만에 643명의 엽사가 수렵을 신청, 1억7천500만원의 사용료 수입을 올렸다.
시에 따르면 신청자의 40%가 4개월의 최장기간 수렵신청을 했으며 90%가 타 지역의 엽사들로 알려졌다.
총면적 382㎢의 면적을 수렵구역으로 개장하고 있는 경주시도 18일 현재 1천104명이 수렵을 신청, 2억7천여만원의 사용료 수입을 올렸고 예천군은 현재까지 총 841명이 허가를 받아 수렵장 사용료 2억2천4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외지출신 엽사들이 대거 몰려와 장기간 머물면서 숙박업소는 물론 요식업소들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문경지역 일부 읍.면사무소는 민박집을 소개해 달라는 문의 전화로 몸살을 앓을 지경이라며 짧은 기간내에 지역경기 활성화와 관광홍보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영주시청 수렵장 관리 담당직원 김철규(42)씨는 "올겨울 내내 1천여명의 사냥꾼들이 영주지역에 머무를 경우 1인당 50만원씩 쓴다해도 무려 50억원의 부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관광 비수기로 이렇다 할 수입원이 없는 겨울철 수렵장 개장은 지역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회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