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에 '어선' 나온 것 봤죠? TV에는 어선 마는 것만 나왔는데 이렇게 만드는 겁니다".
지난 10일 경동정보대 사회교육원 폐백이바지반 강의실. 30∼60대 주부들이 궁중음식 배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TV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로 궁중음식을 배우려는 주부들의 열기가 후끈했다.
"궁중 암투가 나오는 사극은 아예 보지도 않아. 음식이 나오니까 관심을 가지고 보는 거지".
김옥자(63) 회장의 말에 다른 주부들이 거들고 나섰다.
"지난 방송에서 우리가 배웠던 '란' 종류가 나오대요. 남편에게 얼마나 자랑했는지 몰라요".
강경희(43)씨는 궁중음식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직접 배우니 생각보다 만들기가 쉽다며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이날 만든 음식은 혼인을 치르거나 손님상에 올리기 좋은 신선로와 어선, 대하 잣소스 무침, 섞박지 김치, 비늘김치, 호박.당근 전과, 김 장아찌.
음식 만드는 법을 지도해준 김기희 교수(경동정보대 식음료조리과)는 "궁중음식이다 보니 건강에 좋도록 약효를 신경 쓴 음식이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나중에 장금이(이영애 분)가 의녀가 되는 것도 음식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과 먹는 사람에 대한 배려입니다".
김 교수는 "지난 방송에서 설렁탕을 끓일 때 장금이가 경쟁에서 지게 되는 것도 음식은 기능과 잔꾀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깊은 뜻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요즘 일상생활에 급급하다 보니 인스턴트, 냉동식품 위주로 음식을 하는 경향이 너무 많습니다.
좋은 음식은 신선도가 좋은 재료로 바로바로 요리해서 적당히 먹는 것입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마음을 담아 음식을 만든다면 귀찮고 싫은 일만은 아니지 않을까요".
즐겁게 요리를 배우는 주부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신선로
①무(100g), 쇠고기(50g, 계란 1개 크기)를 큼직하게 잘라 끓는 물에 넣고 파, 마늘, 간장, 소금 간해 푹 끓인다.
식으면 쇠고기를 가늘게 찢고 무를 얇게 썰어 간장에 살짝 무친다.
②육수의 기름을 걷어 놓는다.
③미나리초대를 만든다.
이쑤시개에 미나리(30g) 양끝을 나란히 꽂아 밀가루, 계란을 묻혀 팬에 굽는다.
④석이버섯(4개)을 곱게 다진다.
계란 흰자와 밀가루를 넣어 거품을 걷어내고 석이버섯을 넣고 저어 전을 부친다.
⑤흰살 생선에 소금, 후추를 뿌려 밀가루, 계란을 입혀 얇게 굽는다.
⑥미나리초대, 석이버섯, 흰살 생선 전 부친 것을 폭 2㎝, 길이 5, 6㎝정도 되게 크기를 맞춰 자른다.
⑦다진 쇠고기를 간장, 마늘, 후추, 설탕, 소금, 참기름으로 간해 은행 크기로 동글하게 빚어 팬에 기름을 두르고 구불려 구워낸다.
⑧신선로 밑에 쇠고기와 무를 간장에 무친 것을 깔고 그 위에 흰살생선전, 석이버섯 지단, 미나리초대를 마주 보게 나란히 두줄씩 배열한다.
신선로 가장자리에 쇠고기 알을, 중심부분에 껍질 깐 은행을 돌려 놓는다.
⑨먹기 직전에 육수(4컵)를 붓고 간장으로 간해 끓여 낸다.
◇대하 잣소스 무침
①대하(2마리) 또는 중하(10마리)는 내장을 제거하고 꼬치로 곧게 고정시켜 쪄낸다.
식은 뒤 꼬치를 빼내고 중하는 반을 가르고 대하는 포를 떠둔다.
②쇠고기(50g)는 생강과 대파, 표고버섯(3개) 기둥을 넣고 삶다가 고기가 익으면 진간장(1큰술)과 마늘(1작은술), 설탕(1작은술), 후추, 맛술(1작은술)로 간하여 졸여낸다.
③죽순(30g)은 석회 성분을 제거해 길어 보이도록 자르고 표고버섯도 기둥은 자르고 채썬다.
④오이(반개)는 소금으로 문질러 깨끗이 씻고 길이로 반 갈라 어슷썰기를 한 다음 소금에 살짝 절여 물기를 제거한다.
⑤팬에 약간의 식용유를 두르고 오이를 살짝 볶는다.
죽순에는 소금으로 간하고 표고버섯에는 간장 간을 하여 각각 볶아둔다.
⑥소스 양념장(잣 간 것 1큰술, 참기름 1/2큰술, 소금 1/2작은술, 국간장 1작은술)을 섞어둔다.
⑦쇠고기를 얇게 폭 1㎝, 길이 3㎝가 되도록 자르고 대하와 볶은 죽순, 오이, 표고버섯을 양념장과 버무린다.
◇어선
①동태(1/2마리)는 포를 크게 떠서 물기를 닦은 다음 소금(1큰술), 흰 후춧가루, 조리용 술(1작은술), 생강즙(1/2작은술)을 뿌린 후 물기를 없앤다.
②달걀(1개)은 황.백으로 분리해 소금을 넣고 잘 저어 체에 내려 지단을 부친 후 채썬다.
③당근(길이 4cm 이상 50g)은 0.3㎝×0.3㎝×5㎝로 채썰어 볶으면서 소금으로 간한다.
④마른 표고버섯(3개)은 따뜻한 물에 불려 기둥을 제거하고 포를 떠서 채썬후 간장, 설탕, 다진 파, 다진 마늘, 깨소금, 참기름으로 양념하여 볶는다.
⑤오이(반개)는 5㎝로 잘라 돌려 깎기하여 0.3㎝×0.3㎝로 채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짜고 볶아 식힌다.
⑥도마에 대발을 놓고 젖은 행주를 깐 다음 김 모양으로 네모나게 노랗게 부친 계란전에 전분을 발라 생선살을 포개지지 않게 반 정도 깐다.
여기에 볶은 당근, 오이, 표고버섯, 황.백 지단을 한 옆으로 길게 놓아 지름이 3㎝가 되게 둥글게 만다.
양쪽 끝부분이 붙도록 녹말물을 발라 마무리한다.
김 오른 찜통에서 발째로 10분간 쪄서 꺼내 식으면 1.5㎝ 두께로 썬다.
⑦초간장(간장 1큰술, 식초 1/2큰술, 물 1/2큰술)을 곁들여 낸다.
◇호박.당근 전과
①요즘 제철인 누런 호박 속을 길고 얇게 썰어 말린다.
이것을 뜨거운 물에 불려 냄비에 물엿, 설탕, 물, 소금을 넣고 뚜껑을 열고 끓인데 집어넣어 졸인다.
②당근은 꽃 모양으로 오린 뒤 살짝 물에 삶아 물엿, 소금, 설탕을 끓인데 넣어 졸인다.
③꽃모양으로 예쁘게 말아 접시에 담아 차와 함께 식후 디저트로 먹으면 좋다.
◇김 장아찌
①무(50g), 양파(반개), 마늘(5쪽), 사과(반개)를 함께 갈아 맛즙을 만든다.
②대파 머리, 표고버섯 기둥, 생강, 술(정종), 양파, 진간장, 통후추를 넣고 끓여 체에 받쳐 조림간장을 만든다.
③마른 새우와 멸치를 찬 물에 30분정도 담갔다가 다시마 2쪽을 넣고 10분정도 끓인 뒤 다시마를 건져내고 다시 10분정도 더 끓여 육수를 만든다.
④육수와 조림간장을 반컵씩 넣고 맛즙 3큰술, 식초 2큰술, 맛술 3큰술을 넣어 양념을 만든다.
⑤김 1장을 4등분한 것을 2장씩 포개 양념을 바른다.
꺼내 먹을 때 실고추, 통깨를 뿌려낸다.
◇섞박지 김치
①배추(속대 10장)와 무(1개)를 알맞은 크기로 썰어 소금으로 절인다.
②밤(5알)은 편으로, 배(반개)는 무 크기로, 미나리(70g).갓(70g).생낙지(2마리)는 5㎝ 길이로 잘라둔다.
③양념 재료(조기젓 반컵, 고춧가루 10큰술, 설탕 1큰술, 찹쌀죽 5큰술, 다진 마늘 2큰술)를 섞어둔다.
④①을 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⑤③과 ④를 섞어 버무린다.
◇비늘김치
①무(5개)를 길이로 반을 갈라 그 위를 생선비늘 모양으로 어슷하게 3㎝ 간격으로 칼집을 넣고 배추잎은 큰 것을 골라 소금물에 넣고 절인다.
무와 배추를 건져 물기를 뺀다.
②무 반개를 가늘게 채썰고 실파, 미나리, 갓은 3㎝ 길이로 썰고 마늘과 생강, 새우젓은 곱게 다진다.
③썰어놓은 무 체에 고춧가루(15큰술)를 넣어 물을 들인 후 준비한 양념(멸치액젓 1컵, 마늘 2큰술, 생강 반쪽, 새우젓 3큰술, 설탕 2큰술, 고춧가루 15큰술)을 모두 넣고 새우젓, 소금으로 간한다.
④절인 무의 칼집 사이사이에 ③을 넣고 배추잎으로 싸서 항아리에 꼭꼭 눌러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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