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 하는 오후

입력 2003-11-18 09:15:45

그대

불난 창고의 쥐모양

허둥대며 살더니,

밀가루 반죽같은 목숨 배낭에 매고

아등바등 대더니

프리미엄은 얼마인가

아파트 분양받듯

두평 남짓 땅속에 영면하고 있네.

윤성도 '저승길 3'

윤성도 시인은 산부인과 의사이다

지금까지 참 많은 생명이 태어나 숨쉬는 것을 도왔다.

그런데도 또 시 창작에 힘쓰고 있으니 참 욕심이 많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는 우리 삶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고 아니면 가까운 친구일 수도 있는 그에게 이제 두평 남짓의 땅속에 있으니 어떤가 하고 묻는 것 같다.

진솔한 표현이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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