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7일은 64번째 맞는 순국선열의 날이다.
순국선열의 날은 침탈당한 국권회복을 위한 항일(抗日)투쟁으로 순국하신 선열들의 얼과 위훈을 기념하고자 1939년11월21일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제정한 날로 대한제국의 국권이 실질적으로 침탈당한 을사조약이 늑결(勒結)된 날인 11월17일을 전후하여 많은 분들이 순국하였으므로 이 날을 법정기념일로 처음 제정하였다.
우리가 매년 순국선열의 날을 기념하는 것은 역사의 한 사실로만 회고하고자는데 그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교훈을 오늘의 지혜로 활용하고 밝은 미래를 열어 나가기 위한 나침반으로 삼자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세계화의 지식정보화로 급변하는 무한경쟁의 21세기를 맞아 국가발전을 이루고 민족공동체의 삶을 복원해야 하는 역사적 소명을 안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우리 사회는 이라크 파병문제로 국론이 분열되고 노사간의 극심한 갈등으로 과격한 시위가 일어나는 등 계층.세대간 갈등과 집단 이기주의, 청.장년층의 실업문제 등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건전한 정신문화의 부재로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2차대전 후 독일 재건의 기수 에르하르트 수상이 "경제는 빙산의 일각이다.
문제는 도덕이다"라고 역설한 바와 같이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한 '건강한 정신문화'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수많은 순국선열들이 보여 주신 민족사랑과 대동단결의 정신, 민족을 스스로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주인의식이야말로 오늘의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가치이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과 국민으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사람들이 예우받고 성공하는 사회가 이룩될 때 보훈문화는 꽃피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보장된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금년 순국선열의 날을 계기로 일신의 안일을 버리고 조국광복이라는 대의를 위해 신명을 바치신 순국선열들의 정신을 되새겨 민족번영의 길을 힘차게 열어 나갈 결의와 각오를 새롭게 다져 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지난12일 100세의 일기로 타계한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의 산 증인이셨던 전 광복회 회장 이강훈 지사님을 비롯한 순국선열들의 명복을 빈다.
백창기 경주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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