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사장은 홀로 먼길을 떠나버렸지만 기필코 우리 손으로 쇼핑센터를 다시 살려낼 것입니다".
칠곡군 왜관읍의 대형상가인 '삼부쇼핑' 입점자들은 요즘 상가를 살리기 위한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삼부쇼핑은 작년 11월 대구에서도 부러워할 만큼 화려한 시설을 갖추고 개업, 왜관의 대표명물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임동진(46) 대표이사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곧바로 부도사태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곳에 입점한 30여명의 상인들. 사우나와 찜질방, 1층 상가등의 종업원을 포함하면 모두 50여명이 넘는다.
한결같이 평생 모아온 전재산을 이곳에 투자한 영세상인들이다.
임 대표이사가 남긴 부채규모는 은행채권과 상가 임대보증금, 사채 등을 포함하여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때문에 입주상인들은 요즘 어쩌면 임대보증금과 권리금이 모두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란 생각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용소 주인 강신훈(57)씨는 "평생 남의 머리를 깎아주고 알뜰살뜰 모은 돈과 은행에서 빌려 임대료만 1억7천만원을 투자했는데…"라며 "밥먹고 싶은 생각도 없다"며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삼부선식 여주인 여순임(58)씨와 동생인 옆가게 차민영(39.삼부음반)씨는 손님의 발길이 뜸하자 며칠전부터 1개 조립에 50원씩하는 TV 전자부품조립 부업에 나섰다.
현재 삼부쇼핑은 입주자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태발생후 전기요금이 연체돼 단전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건물전체를 운영하기 위해선 월 700만원 정도의 전기세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입주민들이 합심하여 2천여만원을 해결해 냈다.
입주자대책위원회 대표 배영곤(38)씨는 "입주자들이 최악의 조건속에서 악전고투 중이지만 어차피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길" 이라며 "기어코 재기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한다
이들은 새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목욕탕과 찜질방 등을 공동운영하여 수익금을 공공요금에 충당하기로 했다.
부도후 문을 닫은 식품매장도 이달말쯤 문을 열 예정이다.
1층에서 7층까지 다른 임대매장도 정상영업 중이다
상인들도 차츰 자신을 얻기 시작했다.
현재로선 이들을 돕는 길은 지역주민들이 상가를 많이 이용해주는 길 뿐이다.
주민들마저 외면하면 재기의 발판을 잃어버릴 형편이다.
"한때 혼자 세상을 떠난 사장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이해합니다.
그는 마지막날까지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니까요".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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