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장영미가 살아나고 있다". 최근 경북 육상계에서 유령처럼 떠도는 이 말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4년전인 1999년 5월 제주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 당시 영주 남부초교 6학년이었던 장영미는 여자 초등부 100m(13초01)와 200m(26초57), 400m 계주(52초79)에서 우승, 3관왕에 올랐다.
장영미는 이어 그해 6월 KBS배전국육상대회 여초부 100m에서 12초94로 11년만에 대회신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고 육상 단거리 꿈나무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 때만 해도 장영미의 앞날은 장밋빛이었고 성장 속도로 봐 한국신기록은 물론 아시아신기록 경신까지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장영미는 주위의 엄청난 기대를 받으며 입학한 경북체중에서 고만고만한 선수로 전락하다 아예 이름이 잊혀졌다.
1학년때 소년체전 여중부에서 12초92로 6위를 차지한 것이 중학교 최고 성적이었다
사춘기에다 몸무게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장영미는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지 못했다.
폐렴으로 입원하는 등 몸상태마저 극도로 악화돼 2, 3년 때는 사실상 운동을 그만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육상계에서는 "장영미는 끝났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정신적인 압박감은 어린 가슴을 더욱 멍들게 했다.
장영미는 그러나 올해 고향 영주의 동산전산고로 진학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달 전국체전 여고 100m에서 12초61(예선), 12초65(결승)를 기록하며 7위에 올랐고 12일 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제40회 경북학도체전 100m에서는 13초00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장영미는 "집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안정을 찾고 있다.
지도자들도 마음 편하게 한번 해 봐라며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영미는 꾸준한 운동으로 중학교 때 놀림의 대상이 됐던 몸무게를 67kg에서 60kg으로 줄였고 기록도 12초 중반대로 끌어올린 상태다.
"몸무게를 57kg으로 줄이고 동계훈련을 착실히 하면 내년 체전에서는 입상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꼭 성공하겠습니다". 장영미가 몸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경북이 자랑했던 스프린터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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