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모처럼 시간을 내어 문경새재 KBS 대하드라마 촬영장에 구경을 갔었다.
그동안 일상생활을 탈피하여 아름답게 물든 단풍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아늑한 곳에 자리잡은 촬영장 입구에 들어서니 옛 시골 풍경 그대로를 보는 것 같아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초가집 마당에 들러 처마 밑을 보는 순간 그 기분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초가집 처마 밑에 합판이 그대로 노출돼 있고 방 안도 보잘 것 없는 합판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 놀라운 것은 왕궁을 구경하는데 왕궁 계단도 합판이 노출돼 있었다.
왕궁 안은 그 화려한 무대는 어디 가고 H빔이 훤히 노출되어 있고 쓰레기장처럼 어수선했다.
떨어진 가짜 기와가 그대로 손 보는 이도 없이 나뒹굴고….
한번 촬영하고 부수는 건물도 아닌 것 같은데 이왕 관광상품으로 대대로 보여줄 것이라면 좀 더 옛 모습을 살려 신중을 기하여 지었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혹 외국 관광객이 구경한다면 너무 실망하지 않을까?
정성필(대구시 유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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