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가장 인간적인 신은 단연 프로메테우스이다.
헐벗고 굶주린 인간을 위해 제우스 몰래 신의 영역에 포함된 불을 훔쳐다가 인간에게 선물하였다.
이 선물을 받고 나니 인간은 다른 어떤 동물과도 비길 바가 아니었다.
인간은 불로 무기와 농사짓는 기구를 만들 수 있었고 집도 따뜻하게 할 수 있었다.
불이 있었기에 화폐도 만들 수 있었고 예술을 발달시킬 수도 있었다
불은 인간에게서 불 자체의 의미를 넘어 문명의 길을 밝힌 지혜였던 것이다.
물론 프로메테우스는 나중에 매우 화난 제우스에 의해 코카서스 산정의 바위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게 되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놓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과 이후 정보통신기술혁명을 거치면서 의·식·주는 물론 교통, 통신, 문화, 예술 등 인간 삶의 모든 부분에서 불과 몇 십년전에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향유하는 문명의 '편리함' 이면에는 예상치도 못했던 각종 재난위험이 웅크리고 있다.
전기, 가스 등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대량 사용으로 폭발, 화재의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으며, 건축기술의 발달로 초고층, 지하 심층건물, 다기능의 복합구조의 건축물이 등장하면서 화재로 인한 대량의 인명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 5년간의 화재 통계에 의하면 화재건수는 연평균 2.5% 증가한데 비해 대형화재(사망자 5명 이상 또는 사상자 10명 이상 또는 재산 피해 20억원 이상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23.6%, 재산 피해는 33.6%씩 각각 증가하고 있다.
또 2002년도 화재 원인 분석결과에 의하면 2001년도에 비해 전체 화재건수는 약 8.9% 감소한데 비해 방화에 의한 화재는 약 2.5% 증가하였으며, 방화의 유형에 있어서 불만 해소로 인한 방화가 5년간 평균 22.5% 증가하고 있다.
자신의 처지와 삶에 대해 불만을 가진 누군가가 마음만 먹으면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인명상·재산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허약한 도시구조 및 사회구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 18일 발생한 지하철 중앙로역 화재 참사는 우리 도시사회구조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건이다.
사회에 불만을 가진 한 사람의 우발적인 돌발행위로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수십억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으며 도시기능의 마비, 지역경제의 침체, 국제사회에서 대구의 신인도 하락 등 계산할 수 없는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구조와 사회구조의 복잡성과 허약성을 알게 된 이상 그동안 쌓아온 문명과 사회의 틀을 지키기 위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인 것 같다.
그것은 이 사회의 주인은 바로 우리 개개인임을 인식하고 주변에 대해 관심을 갖는데서 출발하여야 할 것 같다.
주변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사람은 돌출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안전시설, 소방시설은 화재 또는 재난시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는 원인을 제공한다.
이웃을 사랑하는 가운데 사회의 안전을 이룰 수 있고, 주변 도시시설에 관심을 갖는데서 화재 안전은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신화적 관점으로 돌아가서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선물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인간은 가장 나약한 존재에 불과하였을 것이다.
프로메테우스의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불을 소중히 여기고 화재 예방에 정성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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