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사랑 넘실대는 남국 '허니문 1번지'
맑디맑은 에머랄드빛 바다와 살갗을 쪼아대는 남국의 태양, 발을 어루만지는 하얀 모래펄, 꽃같이 살랑대는 산호초, 그 사이 헤엄치는 알록달록 열대어, 그리고 야자수로 수놓아진 외딴 섬에서 나누는 둘만의 시간.
'허니문'을 앞둔 예비부부라면 누구나 한번쯤 그려보는 밑그림이다.
필리핀 보라카이는 그런 상상이 실현되는 몇 안되는 휴양지 중 하나다.
오죽하면 '천국의 섬'이라는 별칭이 붙었을까. 한때 동남아 '사스'의 영향으로 외국관광객의 발길이 끊기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신세대 신혼부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허니문 일번지' 보라카이의 넘실대는 낭만에 취해봤다.
*'화이트 비치 세계최고의 해변
◆보라카이는 어떤 곳?
필리핀 빠나이섬 북서쪽 끝에서 조금 떨어진 보라카이(Boracay). 개 뼈다귀 모양을 한 남북 7㎞, 동서 1~2㎞의 작은 섬이다.
하지만 무공해 바다와 해변으로 일찍부터 휴양지로 명성을 날린 곳. 특히 4㎞에 달하는 '화이트 비치(White Beach)'는 세계 최고의 해변으로 꼽힌다.
유럽 배낭족들에 의해 휴양지로 처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보라카이는 언제부턴가 일본.대만 등 아시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100여개의 리조트와 다양한 해양스포츠 시설이 갖추어져 세부.이사벨 등 필리핀의 다른 섬과 함께 한국 신혼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섹시코드'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가수 '이효리'의 망고 CF도 바로 이곳에서 촬영했다.
또 톰 크루즈 주연의 1988년작 '칵테일' 등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무대로도 활용되고 있다.
◆마닐라 시내 및 인근 여행
보라카이로 가거나 대구로 되돌아오기 전 보통 마닐라에서 하루 내지 이틀을 묵게 된다.
그 시간동안 짬을 내 마닐라의 유명한 관광지도 한번 둘러 보자. 몸은 조금 피곤하겠지만 이왕 필리핀을 찾은 이상 필리핀 문화를 짐작할 수 있는 곳을 경험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마닐라 시내에는 필리핀의 역사가 숨쉬고 있는 유적지가 몇군데 있다.
그 중 하나가 리잘 공원이다.
마닐라만 근교 로하스 거리에 위치한 리잘 공원은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인 호세 리잘(Jose Rizal)을 기리기 위해 기존 루네따 공원을 개칭하고 새롭게 단장한 곳. 호세 리잘은 스페인 식민정책에 항거, 민중 저항에 불씨를 당긴 인물로 이곳에서 거의 신격화되어있다.
면적이 무려 58만여㎡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인 이곳은 항상 마닐라인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공원 입구에 큼직한 리잘 동상과 기념비를 비롯, 리잘이 처형되는 장면을 묘사한 동상 등 다양한 리잘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또 공원 끝자락에는 필리핀 국토 모형이 설치된 못도 감상할 수 있다.
리잘 공원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과거 스페인 군대의 본부(필리핀은 400여년간 스페인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였던 산티아고 요새도 만날 수 있다.
이 요새에서도 호세 리잘의 자취가 어려있다.
리잘이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되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마닐라 중심부를 흐르는 파시그강 하구를 내려다 보는 전략적 요충지로 일본군 점령기간 동안에는 수많은 필리핀인들이 목숨을 잃기도 한 비극의 장소이기도 하다.
마닐라를 대표하는 관광지 중 '팍상한 폭포'를 빼놓을 수 없다.
세계 7대 절경으로 꼽히는 팍상한 폭포는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 폭포는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1979년작 '지옥의 묵시록'과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이곳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급류를 거슬러 91m의 폭포까지 올라가는 '급류타기'. 관광객 두 명이 '방카'라 불리는 나뭇배 가운데 타고 앞뒤로 사공 두 명이 끌고 당기며 1시간정도 바위 위로 쏟아지는 급류를 올라간다.
그 밖에 마닐라 인근에는 자연 온천 휴양지 '히든 밸리'나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활화산인 따알(Taal)화산과 따알호수가 있는 따가이따이(Tagaytay) 등 다양한 관광지를 체험할 수 있다.
하지만 각각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데다 제한된 시간에 모든 곳을 구경할 수 없기 때문에 인근 관광은 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듯 싶다.
◆당황스런 팁문화
필리핀으로 떠나기 전 한가지 꼭 주의할 점은 그들의 팁(tip) 문화다.
필리핀은 과거 40여년간 미국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아시아 속의 작은 미국'이라 불릴 만큼 미국문화가 은연 중에 깔려 있다.
팁 문화도 그 중에 하나. 팁 문화에 익숙지 않은 한국인들로서는 때로는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심하면 서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한국에 되돌아가기 위해 마닐라국제공항에서 항공편을 기다릴 때의 일이다.
마땅히 옷을 갈아입을 때가 없어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거기서 청소를 하던 현지인이 갑자기 나서서 문을 열어주고 변기를 닦아주고 호들갑을 떠는 것이다.
뭔가 꺼림직했지만 순간적인 일이라 어찌할 수가 없었다.
조금 뒤 그 청소부는 아니나 다를까 "머니(money)"라며 손가락으로 돈을 그리는 것이 아닌가. 따로 부탁한 것도 아닌데, 괜히 화가 났다.
이렇듯 필리핀인들은 조그마한 서비스에도 팁을 요구한다.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더욱 심하다는게 현지 가이드의 설명.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친절을 베풀기 전에 "노 쌩스(No thanks)"라고 말하면 된다.
하지만 기본적인 서비스에 대해서는 팁을 주는 것이 좋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격언처럼 팁도 그들의 한 문화이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예를 들어 호텔이나 리조트 등에서 체크아웃(Check-out)을 할 때는 1달러, 이곳저곳 여행지로 태워주는 현지 드라이버에게는 10달러 정도가 기본이란다.
글.사진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협찬:고나우여행사 053)25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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