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투병 위주 파병 적극 검토

입력 2003-11-12 14:30:05

정부는 이라크 추가파병과 관련, 전투병 위주로

특정지역 전체를 담당하는 방향으로 기본 구도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영구(육군중장) 국방부 정책실장은 11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

고 "이라크내의 한 책임지역을 선정해 그 곳을 한국군이 담당하는 이른바 '포괄적

접근방법'이 정부내에서 어느 정도 공감을 얻고 있다"며 "군사적, 인도적 측면에서

책임지역을 맡는 것이 추가파병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 실장의 이같은 발언은 공병.의무 등 기능부대 2천여명과 그에 대한 경비병력

1천여명 등 3천여명 수준에서 검토되던 정부의 비전투병 위주 구성안이 지난주 전투

병을 원하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정부가

전투병 중심 파병을 적극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차 실장은 "서희.제마부대가 나시리아에서 잘하고 있지만 이탈리아의 책임지역

속에서 조그만 기능을 하고 있다"며 "이탈리아와 영국의 목소리만 있을 뿐 우리 목

소리는 없다"고 의무.공병 등 '기능부대' 중심의 추가 파병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차 실장은 ▲독립적인 목소리 ▲사령부와의 협조 ▲장병안전 보호 ▲이라크내

한국 위상 제고 ▲국내 민간단체의 자유로운 봉사활동 등을 고려해 '포괄적 접근'을

해야한다 면서 동티모르 오쿠시 등 책임 지역을 맡은 상록수 부대를 예시했다.

차 실장은 또 "우리의 임무수행은 치안유지, 평화복구 지원, 인도적 지원"이라

며 "테러세력의 목표는 보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보호가 취약한 공병 등에도

가해진다"고 말했다.

파병 규모와 관련, 차 실장은 "규모는 융통성이 있으며 임무와 책임영역만 결정

되면 어떤 군의 요소가 편성되고 어떤 병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도출될 것"이라며

"(우리는) 결정된 임무와 책임에 따라 가장 잘할 수 있는 최소 규모를 희망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차 실장은 이어 국내외적인 요인으로 지난 9월초 추가파병을 요청할 당시보다

미국의 기대가 커진 것 같다며 그 이유로 ▲터키의 파병 철회 등 파병 예상 다국적

군의 감소 ▲서희.제마부대의 활동에 대한 이라크 국민의 좋은 평가 ▲한국전쟁 등

을 겪으며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한국민의 저력에 대한 이라크 국민의 기대 등을 꼽

았다.

오는 15일부터 잇따라 열리는 한미군사위원회(MCM)와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와 관련, 차 실장은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어디까지 합의

될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지만 서로의 입장을 전제로 큰 틀에 관한 의견 접근이 이

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내 분위기가 비전투병에서 전투병 중심 파병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진 가운

데 오는 17~18일 SCM 참석차 방한하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조영길 국방

장관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을 잇따라 면담, 파병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

라 그 결과가 주목된다.(연합)

사진:정부의 이라크 파병협의단의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에서 이라크 파병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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