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예순이 넘은 사람이 그렇게 길지 않은 해외여행을 하고 인생관이 달라졌다고 하면 웃을지 모르겠지만 이 여행을 통해 제가 사물을 보는 시각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유네스코 주관 국제인류식물학회 참석과 남미의 천연물 자원 답사를 위해 지난 9월 중순부터 3주간에 걸쳐 같은 대학 이승호 교수와 함께 볼리비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3국을 돌고 온 정시련(62) 영남대 약대 교수. 정 교수는 귀국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여행에서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
"3주 동안 다닌 곳이 완전한 미개척지는 아니었지만 한 인간으로서 얻은 것이 많은 여행이었다"는 정 교수는 "1년 내내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안데스 산맥의 고봉들, 제주도 반만한 크기로 해발 3천800m 고지대에 위치한 티티카카 호수,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의 밀림 등을 돌면서 인간이 발을 디디고 사는 지구 생태계의 다양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좭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들이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거나 이용하며 적응해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 또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자연은 되어있다는 점에 특히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아마존 밀림의 원주민들은 높은 나무기둥 위나 뗏목 위에 집을 짓고 사는데 그건 홍수에 대비해서라고 합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국제공항(해발 4천100m)을 가진 볼리비아인들이 입 주위가 시퍼렇게 되도록 마약 성분이 든 코카 잎을 한 움큼씩 매일 먹는 것도 다 이유가 있더군요. 그게 고소증도 덜어주고 노동력도 향상시켜 준대요. 우리 일행도 안내원이 권해 한 줌씩 먹기도 했어요".
정 교수는 "말라리아 모기가 끊임없이 달려드는 열악한 환경에다 문명의 혜택은 거의 못 받고 살면서도 웃으면서 지내는 아마존 원주민들 모습도 인상적이었다"며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느냐'보다는 '얼마나 만족하며 지내느냐'가 행복의 관건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송회선기자 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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