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맨' 시나리오작가 김영찬

입력 2003-11-12 11:37:27

"사람들과의 모든 대화가 제 아이디어의 원천입니다"

조성모의 '투 헤븐'(To Heaven), '아시나요', 영화 '가문의 영광', 드라마 '선녀와 나무꾼' 등등… 이름만 들으면 무릎을 칠 각종 영상의 시나리오가 모두 한 사람의 손을 거쳤다면?

주인공은 국내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 김영찬(38)씨. 그가 10일 대구를 찾았다.

계명대 미디어영상학부에서 주최한 초청강연회에서 그는 "시나리오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과 관찰력"이라며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행동을 관찰하면서 그들에 대해 상상하는 모든 것이 시나리오의 소재가 된다"고 했다.

그는 시나리오 작가로는 드물게 신문지상에 소개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은 작가다.

스카이(Sky) '영원', 유승준 '나나나', 왁스 '화장을 고치고' 등 지금까지 만들어낸 뮤직비디오의 시나리오만 34편에 달하고 '할렐루야', '찜', '가문의 영광' 등 그의 손길을 거친 수많은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했다.

김씨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87년 '퀴즈 아카데미'에 출연했던 그는 우승을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워서 다시 출연하게 해달라고 찾아갔다는 것. 이 일을 계기로 FD(무대연출자)로 3년간 일하다가 MBC '우정의 무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의 구성작가로 변신했다.

주로 코미디나 쇼프로의 시나리오를 쓰던 그는 93년 드라마 '굿모닝 영동' 시나리오를 대신 썼다가 드라마 작가로 완전히 전직했다고 했다.

이후 조성모의 뮤직비디오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국내에서 출시되는 거의 모든 블록버스터 뮤직비디오의 스토리를 만들게 됐다.

김씨는 대구는 영화나 드라마 등의 촬영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서울은 이미 영화나 뮤직비디오 등의 촬영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 사실. 이에 따라 부산과 전주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영상위원회를 설립하고 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제작을 독려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조선조 화가 단원 김홍도의 이야기를 그린 '기운생동'의 시나리오를 비롯해 3편의 영화 시나리오를 손질 중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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