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彈丸 이론

입력 2003-11-07 15:24:02

우리나라의 언론실상(實相)은 다른 나라와 특이한 점이 더러 있다.

언론자유와 관련해서 보면 군부(軍部) 출신 권력자들의 압제를 받은 기간이 길었던 특징을 가졌다.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의 '언론장악'은 세계언론사에서도 기록될 정도다.

매체(媒體)별 발전속도를 분석하면 인쇄매체보다는 전파매체의 속도가 두드러진다.

라디오.TV 전파 발사의 시기는 뒤졌지만 시청자 확보, TV나 라디오 기기 보급은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런 매체의 발달은 물론 우리의 경제발전과 맞물려 더욱 속도가 붙은 것도 사실이다.

또 하나를 들자면 특정 인쇄매체의 신문시장 독점을 들 수 있다.

▲한국적인 인쇄.전파매체 특징이 외신(外信)에서도 관심이 가는 대목인가 보다.

세계적인 엘리트신문인 프랑스의 '르몽드'지(紙)가 우리나라의 신문과 전파매체 시장 구조를 분석했다.

르몽드는 '지나치게 비판적인 신문에 대응하고 싶은 한국정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가 흔히 부르고 있는 서울지역 신문 3사의 '신문시장 지배' 현상을 비판했다.

물론 KBS.MBC의 '전파지배' 현상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고 한다.

이들 매체의 과거의 행적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전파매체의 '땡전(全) 뉴스', '땡노(盧) 뉴스'를 빗댄 것으로도 해석할수 있는 기사다.

군사독재시절 검열에 순응한 신문의 협력도 도마위에 올랐다.

▲그 시절, 스스로 부끄러운 세월이 지나고 멀티미디어 시대다.

미디어 융합(融合)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어떻게 보면 이성(理性) 미디어와 감성(感性)미디어의 교차다.

대표적인 매체로 꼽히는 것은 인터넷신문으로 볼 수 있다.

활자(活字)꼴의 글에 동영상 진행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성과 감성매체의 혼합이다.

따라서 일정기간의 기사보존과 영화장면과 같은 영상의 융합이 가능한 매체다.

특장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젊은 세대들의 인터넷 접속은 갈수록 늘어나는 게 두드러진 현상이다.

이런 변화에도 특정 전파매체 지배, 신문시장 과점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정 매체의 언론시장 지배.과점현상은 수용자(受容者)의 획일적인 사고(思考)현상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근본적인 폐해다.

지금은 한물간 이론이지만 '탄환(彈丸)이론'이 우리나라에 되살아난 꼴이 아닌가 싶다.

탄환이론은 특정한 메시지에 수용자가 송신자(送信者)의 의도대로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메시지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내용이다.

라디오, TV의 발전시대의 한 현상을 분석한 이론으로 본다.

특정매체의 정보장악은 서울중심의 중앙집중을 더욱 고착화시킬 것이다.

언론이 균형발전해야 하는 당위성도 여기에 있다.

최종진 논설주간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