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달성商議 아직도 '집안싸움'

입력 2003-11-07 14:22:46

대구상공회의소와 달성상공회의소 통합 문제가 아직까지도 매끄럽게 해결되지 못한 것은 대구 경제의 수치(羞恥)다.

대구상의가 지난 1일부터 달성군지회 운영에 들어가자 달성상의가 법정 공방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기존 상의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은 한마디로 비극이다.

온통 상처투성이인 지역 경제의 돌파구를 찾아야 할 상공회의소가 '집안 일'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업계의 목소리를 대표한단 말인가. 그리고 지금, 지역민들이 보기에는 '한가로운 싸움'에 불과한 지엽적인 이권 다툼에 매달릴 때인가. 참담한 지역 경제의 한 단면을 보는 것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

우리는 대구상의와 달성상의의 통합과 분리문제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두 경제 단체가 갖고있는 '태생적'인 문제점을 모르는 바도 아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 세계화 시대에, 국토 동남권의 허브가 되겠다는 원대한 비전을 향해 업계가 똘똘 뭉친 모습을 보여도 성사(成事)가 불투명한 마당에 내부 결집력마저 잃고있으니 지역경제의 앞날이 더욱 암담하다는 사실이다.

지금 대구와 경북은 새로운 성장 산업을 찾기 위해 혈안이다.

지역이 갖고있는 지식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KIST)을 설립하고 한방 바이오 밸리를 조성하는 등 상호 연계 작업이 한창이다.

대구와 경북이라는 구시대적 행정 개념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지 않는가. 심지어 대구 경북, 부산 경남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범 경상도' 프로젝트가 시도되고 있는 시점에 대구와 달성이라는 극히 현미경적인 시각으로 업계가 흩어져있으니 지역민들의 비난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

우리는 대구상의와 달성상의 문제가 법리(法理)보다는 경제적이고 거시적인 차원에서 매듭짓기를 희망한다.

화합과 협력, 네트워크가 강조되는 시대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두 단체는 문제 해결 능력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의 대표가 지역민들의 생각보다 뒤처져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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